리얼포스 R2 PFU Edition 리뷰 (Part 1, 히스토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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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리얼포스 R2 PFU Edition 리뷰 (Part 1, 히스토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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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번 포스팅은 이전에 예고드린대로, 총 3편에 걸친 리얼포스 무접점 리뷰 입니다. 그 중 리얼포스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소개하는 첫번째 파트를 준비하였습니다. 스토리 파트인 만큼, 리얼포스가 생소하거나 이제 막 입문을 고민하려는 분들에게 소개하는것에 초점을 맞춘 리뷰이니, 실 사용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다음 포스팅 예정인 2부를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브랜드 스토리

리얼포스라는 브랜드는 토프레 사의 키보드 브랜드 입니다. 토프레는 원래, 주 사업이 정밀기계공업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로, 특히 금형제조와 가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회사입니다. 토프레의 풀 네임이 도쿄 프레스 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토프레 또한 독일의 체리처럼 주로 공업용 입력기기나 데이터 센터, 방송장비나 금융기관과 관련된 포스 기기용 입력장치를 납품하던 회사였습니다.

90년대 중후반, 2000년대 초반이 되면서 방송국이나 금융기관에서도 별도의 값비싼 포스 키보드 대신 저렴한 일반 PC용 키보드들을 널리 사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개척의 필요성을 느낀 토프레 사는 리얼포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전문가용' 고급 키보드 시장을 노립니다.

처음 토프레가 출시한 리얼포스 106시리즈가 은행과 방송관련 종사자들의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고, 더 다양한 키압과 스펙을 가진 1세대 리얼포스 R1 시리즈가 출시하게 되면서 고급 키보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mackay1010&logNo=221239361675


일본어 배열의 장벽을 한국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106배열로 바꿔 판매한 이 모델 덕분에 국내에서 리얼포스의 위상도 꽤 많이 올라갔습니다.



경쟁자의 등장과 토프레의 성장

리얼포스의 성공을 통해 등장한 다른 브랜드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PFU입니다. PFU는 후지쯔의 자회사로 후지쯔 자체 러버돔을 사용한 키보드로 유명했죠. 그런 PFU가 어찌보면 모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후지쯔의 러버돔 대신에, 리얼포스에 들어가는 토프레의 러버돔을 채택한 모델을 출시합니다. 그 모델이 거의 20년간 키보드계의 에르메스로 군림한 PFU의 해피해킹 시리즈 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digitaku.com/706



방향키가 없는 극악의 배열에 30만원이 넘는 가격의 장벽까지 존재했던 해피해킹이 기대이상의 인기를 얻으면서 후지쯔도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펼치게 됩니다. 이때 후지쯔에서 리얼포스의 인기를 저지하기위해 내놓은 모델이 바로 멤브레인중 가장 끝판왕인 리버터치 시리즈 였습니다.

후지쯔가 그동안 자체적인 멤브레인 스위치를 개발, 생산한 노하우를 녹여낸 리버터치는 놀랍게도 키압에 따른 옵션을 제공했었는데 리얼포스를 대놓고 겨냥한 45g와 55g 두가지 버전의 러버돔 옵션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kbdmania.net/xe/review/9392059


그러자 토프레는 차등옵션과 함께 후지쯔는 생각 못한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저소음 모델의 출시였습니다. 오피스 수요를 겨냥한 저소음 모델은 정숙성과 독특한 키감을 겸비한 상품성으로 토프레 무접점 키보드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합니다.

더욱이, 이시기에는 지금은 기계식 키보드와 FC 660C 로도 유명해진 레오폴드가 국내 소비자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텐키리스 버전의 리얼포스와 함께 국내에 정식 유통을 하게 되면서 정점을 찍게 됩니다. 그리고 리버터치는 조용히 버티다가 사라져버렸죠.

지금은 익숙한 그레이/블루 투톤의 리얼포스는 레오폴드가 국내에 리얼포스를 들여오면서 한글 각인과 함께 국내 전용 사양으로 제공하던 색상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리더스키

본가인 리얼포스는 화이트와 블랙 두가지로만 제공하던 것을 상징적인 그레이 블루 투톤으로 레오폴드에 의해 도입하게 되면서 인기는 정점을 향해 갑니다. 지금도 레오폴드는 체리 스위치가 달린 기계식 키보드 라인업에도 이 그레이블루 조합을 지금까지 꾸준하게 판매해서 레오폴드를 상징하는 시그니쳐 색상처럼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2세대인 R2, 그리고 PFU Limited Edition의 등장

R2의 등장 배경을 알려면 R1과 R2 사이에 판매했던 모델들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토프레의 원래 주력사업은 키보드가 아니었지만, 리얼포스 1세대인 R1을 통해 성공 가능성과 시정성을 확인한 토프레는 사업 확장을 꿈꿉니다. 기존에 폐쇄적이고 까탈스러웠던 공급망을 보대 개방해서 더 저렴하게 대량생산하는 방법들을 구상하게 됩니다.

이때 레오폴드는 틈새를 비집어 국내 유통 노하우를 살려 독자모델인 FC 660C와 FC 980C의 판매를 위한 파트너쉽을 체결합니다. 그리고 토프레는 염가형 리얼포스라는 전략을 위해 대만에 공장을 설립하고 타입헤븐이란 모델을 출시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꽤나 성공적이었던 레오폴드와는 달리 타입헤븐은 처참하게 망했습니다.

염가형이라지만 출시 가격은 여전이 20만원에 육박함에도 그 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퀄리티와 원가절감으로 인해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쓴맛을 본 토프레는 타입헤븐에 대한 시장의 싸늘한 반응과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리얼포스는 무엇인지, 키보드 시장의 대세가 무엇인지, 자신들이 실패했던 단점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복기를 합니다. 그리고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체리 스위치에 대한 특허가 만료되면서 화려한 RGB를 탑재한 게이밍 브랜드들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본 토프레는 여기에서 돌파구를 찾습니다.

토프레는 쿨러마스터와 파트너쉽을 맺어서 체리식 MX 스템을 채택해 키캡 호환성을 높인 노바터치를 출시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korovo/221916508370



........그리고 야심차게 준비한 노바터치는 또 혹평을 듣습니다...

체리 키캡과의 호환성을 높인 시도 자체는 훌륭했지만, 키캡 체결방식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타건감의 변화는 토프레 팬들에겐 부정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이미 이 시기에 노뿌 무접점이 니즈 플럼이란 이름으로 판매가 되었던 것도 비교가 되면서 노바터치는 조기에 단종을 하게 됩니다.

체리의 특허 만료가 게이트론, 카일같은 여러 유사 스위치 제조사의 탄생을 불러왔던 것처럼, 토프레 또한 특허 만료가 불러온 노뿌라는 강력한 대체재의 탄생을 막을수가 없었던 것이었죠.

그렇지만 여전히 토프레에 대한 열망은 살아있었습니다. 노뿌의 저렴한 가격은 꽤나 큰 위협이었지만, 토프레가 오랜세월 노하우로 축적한 토프레가 가진 러버돔의 키감은 특허권이 만료되었다고 해서 쉽게 카피가 가능한 수준의 난이도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노바터치는 비록 혹독한 평가를 받았지만, 그래도 타입헤븐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습니다. 여전히 체리식 키캡을 활용하는 키캡 놀이에 대한 열망도 대단해서 이 노바터치는 중고로 매물이 올라오면 순식간에 경쟁이 붙습니다. 이 노바터치의 부품을 이식한 커스텀 토프레 키보드를 만드는 시도도 있을 정도죠.

여기에 각지고 날렵한 디자인과 화려한 RGB, 마찬가지로 체리식 mx스템과 키캡, RGB 조명으로 주목을 받았던 리얼포스 RGB의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리얼포스는 R2 라인업을 준비하게 됩니다. R2의 디자인이 둥글고 레트로한 디자인의 기존 R1과는 전혀 다른 이유는 이런 배경과 함께 리얼포스RGB에 대한 디자인이 꽤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realforce.co.jp/en/products/index_gaming.html



그래서, PFU 에디션은 뭐가 다른데?

그래서 제가 리뷰할 PFU 에디션은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 하실 것입니다. 앞선 역사는 이녀석에 대한 설명을 위해 빌드업을 친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PFU 에디션은 이 R2 모델에 대해 해피해킹으로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린 PFU가 2018년 말에서 2019년 초 즈음에 발표한 모델입니다.

 

리얼포스는 55균등, 45균등, 차등, 30균등 4가지 키압과 일반/저소음 8가지 스펙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컬러는 블랙과 아이보리, For MAC이라고 붙은 맥용 리얼포스는 실버 하우징에 블랙과 화이트 키캡 두가지로 제공되며, 레오폴드가 국내에 유통하는 그레이/블루를 포함하면 US배열 중에서만 선택 가능한 조합이 30가지가 훨씬 넘습니다.

이 중, PFU에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저소음, 45균등, APC라는 단일 사양 옵션으로만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R2의 디자인과 똑같이 블랙, 아이보리, for MAC 세가지 조합을 제공하지만 저소음이 아닌 일반 모델, 45g이외의 다른 키압은 전혀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이녀석을 너무 구하고 싶어서 중고로 알아봤을때 저소음이 아닌 일반 모델을 원해서 구매하지 않았다고 밝힌 적이 있었는데요, 그당시엔 리얼포스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상태여서 바보같이 좋은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그냥 놔줘버린 것이었습니다. ㅎㅎ

PFU에디션에 Limited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도 사실은 이 모델이 수량이 한정이라 한정판인 것이 아니라, 이 저소음 45 균등, APC라는 단일 옵션에 대해서만 PFU가 튜닝과 조립을 담당한다라는 의미에서의 한정판인 의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모델의 이름에 PFU 'limited' edition 이라고 쓰여진 것을 보고 수량이 한정판인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수량이 한정판인 것이 아닙니다.

Limited에 집중하지 말고, “PFU” Limited에 더 집중해야 어떤 점에서 한정판인지 조금은 이해가 가실겁니다.


PFU에디션이 역대 리얼포스 모델 중에서 가장 극찬을 받은 이유를 꼽자면 당연 완성도 측면에서 가장 좋은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프레는 키캡 체결 방식 때문에 키캡 정렬이 고르지 못하고, 분명히 '균등' 모델임에도 키 구간별 키감 차이가 들쑥날쑥하다는 지적들을 유독 R2 모델부터 받아왔습니다.

PFU에디션은 다른 R2 모델들과 비교해 볼때 타건감과 키캡 정렬등의 완성도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비록 가격이 훨씬 더 크고 아름다워졌지만) 무선과 C타입 탈착식 케이블로 개선된 최신형 R3 모델이 판매중임에도 굳이 이 모델을 구매한 이유도 과연 이런 명성에 부합하는 모델이 맞는가 궁금했던 점도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였습니다.



에필로그

여담으로, 앞서 언급했던 타입헤븐은 요즘에 간간히 중고매물로 찾아볼 수가 있는데 아무리 상태가 좋고 비싼 매물이라고 해도 1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대게는 5만원에서 8만원 사이에 거래가 되곤 하는데, 마니아들 사이에선 튜닝 포텐셜을 염두해두고 저렴한 튜닝용 토프레 입문기로 찾는 수요가 있습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선 보강판 녹이 너무 심하거나 러버돔 경화로 키감이 변질되서 튜닝에 필요한 비용이 배보다 배꼽인 상황도 심심찮습니다.

노바터치같이 MX 키캡이 장착 가능한 슬라이더가 달린 토프레 키보드나 튜닝된 키보드들은 노뿌와 토프레의 중간정도 되는 상당히 독특한 키감과 타건감을 만들어냅니다. 오히려 키캡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더불어서 그 독특한 키감을 찾는 마니아들도 있죠.

이어지는 파트2에서는 리얼포스 R2 PFU에디션에 대한 키감 분석과 언박싱을 다룰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키보드가 정말 기성품 키보드중에서 가격만큼 끝판왕 칭호에 걸맞는 녀석이 맞는지, 단점은 없는지에 대한 저의 의견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토프레 입문을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유튜브에 진실로 TV 라는 채널을 찾았습니다. 리얼포스에 관해서 이분의 설명이 가장 상세하게 다루셔서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리얼포스에 대해 처음 접하거나 관심을 갖고계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다만, 오래 전부터 활동을 중단하셔서 최신형인 리얼포스 R3에 대한 리뷰는 없습니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A0NL91aJ7Tc



https://youtu.be/A0NL91aJ7Tc



https://youtu.be/9iq_r8IU-oo



https://youtu.be/laPOcW5BSJ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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