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포스 R2 PFU Edition 리뷰 (Part 2, 언박싱/키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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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리얼포스 R2 PFU Edition 리뷰 (Part 2, 언박싱/키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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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서 리얼포스 R2 PFU 에디션에 대한 설명을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 리얼포스 R2 PFU 에디션은 국내에 정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개인이 구매한 것을 중고로 구매하거나 신품을 구매하려면 일본에서 직구를 해야 합니다. 리얼포스 R2의 다른 모델들은 R3로 대체되면서 모두 단종이 되었지만 PFU 에디션은 아직 신품 재고가 일본에서 공급이 되고 있습니다.



PFU 에디션을 일본에서 직구 하려면 흔히 일마존이라고 하는 일본 아마존을 통해 구입하거나, 직구대행 업체를 통해서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네이버 쇼핑 최저가로 검색해서 직구 대행을 해주는 몰을 직접 찾아서 구매하였습니다. 해외직구인 만큼, 국세청 모바일 앱으로 개인통관고유번호를 발급받아서 구매 전 개인정보를 미리 기입해야 구매가 가능합니다.

네이버 쇼핑은 이 개인통관 고유 번호를 저장해 두고 판매자가 통관 번호를 요구할때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발급받은 정보를 저장해두었다면, 매번 국세청 앱을 켜서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추가적인 정보는 이쯤으로 하고 본격적으로 리뷰를 하겠습니다. 오늘 2부 리뷰는 언박싱과 키감, 그리고 어떤 리얼포스중에서 어떤 스펙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 되는 분들을 위한 저의 의견을 전달하는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일마존 직구가 힘든 분들은 제가 구매한 네이버쇼핑 리셀러의 링크를 달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매 시기에 따라 재고가 없거나 환율, 배송비 변화로 인해 가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니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이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구매처: https://smartstore.naver.com/korokoromall/products/6804482519?NaPm=ct%3Dldjrtxgs%7Cci%3Dcheckout%7Ctr%3Dppc%7Ctrx%3D%7Chk%3D75c863d9dd37119887261a29fea55248af0e0325

 

토프레 리얼포스 R2 리미티드 PZ-R2TLSA-US4 / PZ-R2SA-US4M 영배열 : 코로코로

[코로코로] 코로코로

smartstore.naver.com






언박싱

해외배송인 만큼 튼튼한 겉박스에 포장이 되어 왔습니다. 일본어로 안에 들은 물건이 손상될 수 있으니 커터칼로 개봉하지 말라는 경고가 인쇄되어 있네요.



겉박스를 뜯고 나면 드디어 영롱한 리얼포스 로고가 적힌 패키지가 보입니다. PFU LImited Edition 이라는 제품이름 아레 제가 구입한 모델의 상세 스펙이 QR코드와 함께 스티커로 붙여져 있습니다. PFU 에디션은 이전 1편에서 설명한대로 45균등 저소음, APC 단일 사양만 제공하지만, 윈도우용의 블랙과 아이보리 두가지 색상과 맥 전용 단일 실버 색상, 그리고 풀키와 텐키리스 총 6가지 조합의 옵션을 제공합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보리 컬러는 풀배열은 품절되어 텐키리스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텐키리스를 좀 더 선호하긴 하지만, 나름 거금을 들여 사는 리얼포스인 만큼 후회없이 풀배열을 구매하길 원했고, 먹각의 차분한 블랙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아이보리는 하우징 색상과 레트로한 그레이 모디열 키캡이 이쁘긴 하지만, 자외선 노출시 황변 문제가 있고, 우상단 아크릴이 US배열의 경우 그레이 컬러로만 제공되는 점이 아쉬워서 내린 결론입니다.

박스의 바닥면에는 토프레의 정전용량 구조와 무한 동시입력(N Key roll over), Made in Japan등의 제품 특징이 새겨져 있네요. 일본산이라는 것에대한 토프레의 자부심 같은게 느껴집니다.



유광 코팅되어 반사가 잘되는 재질인데, 이것은 겉박스 입니다. 박스 양끝에 봉인 씰을 뜯어야 속박스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내부 박스를 완전히 개봉하면 드디어 리얼포스 본체와 구성품이 보입니다. 본체 이외의 구성품은 리얼포스 제품 보증서와 PFU가 튜닝을 담당한 것에 대한 별도의 품질 보증, 레오폴드의 기계식 키보드 처럼 캡스락과 컨트롤 키를 토글해서 쓸수 있도록 해주는 여분의 키캡과 키캡풀러, 그리고 실리콘 소재의 키 스페이서가 있습니다.


 



PFU 에디션을 출시 당시에 예약구매 하셨던 분들은 전용 팜레스트가 동봉되어 있다고 하는데, 가끔씩 중고로 파는 분들중엔 이 구성품 까지 같이 파는 분들도 있으니, 중고 구매를 염두하신 분들은 참고 하세요.

비싼 가격에 끝판왕 소리를 듣는 키보드 치곤 구성품이 다소 단촐 합니다. 케이블도 분리형이 아닌 일체형이라 케이블에 따로 신경을 써줄수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키보드 자체의 성능이나 키감이 가격만큼이나 독보적이어야 할텐데요, 이것은 키감 파트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디자인

외관은 PFU가 튜닝을 했다는 점 이외에는 보통의 리얼포스 R2와 똑같습니다. R2 특유의 각지고 날렵한 하우징이 개인적으로 저의 취향에는 잘 맞는 부분인데요, 오픈을 하고 보니 생각보다 덩치가 꽤 큰편입니다. 풀배열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존에 사용중이던 거북선이나 CK108BT와 비교를 해봐도 사이드 배젤이 약간 더 큽니다.



사용중인 엠스톤 아크릴 팜레스트의 좌우 폭을 초과할 정도로 덩치가 제법 있는 편인데, 각진 디자인 덕인지 둥글고 레트로한 빅배젤 디자인의 R1이나 R3와는 상대적으로 작아보입니다.



블랙 컬러를 선택하면 제공되는 먹각 키캡의 각인이 잘 보이지 않아 호불호가 있을것이라는 다른 리뷰를 보기도 했었는데, 제가 거주하는 환경상 낮에 채광이 밝아서 실제로는 그렇게 안보이는 편은 아닙니다. 다만 조명이 어둡거나 채광이 안드는 곳이라면 안보일만 하다고 느낍니다.

APC기능이 탑재된 리얼포스 풀배열은 전형적인 108 배열을 하고 있는데, 우상단 멀티미디어 키 가장 오른쪽 끝에 APC 조절 키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APC 기능이 없는 일반 리얼포스 R2의 경우는 104배열이라 저 자리가 아크릴로 막혀있습니다. 그래서 리얼포스 R2의 경우에는 APC기능의 유무와 배열, 색상에 따라 저 부분이 디자인적 취향을 가르는 또다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보리의 경우, 일본어 배열의 내수용 제품들은 아이보리 화이트에 블랙 아크릴이지만, US배열은 무조건 그레이로만 제공되서 한국 팬들이 많은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저는 풀배열 만큼은 저 자리가 알차게 채워진 108키를 더 선호하기도 하고, APC기능이 있는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이보리 컬러의 텐키리스 대신에 블랙의 풀배열로 선택하였습니다. 비록 토프레의 키캡 놀이가 많이 제한적이고, 가격대도 비싸지만 키캡교체로 꾸미는 연출을 원하신다면, 아무래도 칙칙한 블랙보다는 화사한 아이보리가 더 낫습니다. 그래서 블랙보다 한참 먼저 아이보리가 품절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타건감

처음 R2 PFU 에디션을 타건해보았을때는 뭔가 애매하게 부족한 키감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제가 처음 토프레를 입문했던 FC660C 대비 체감 키압이 더 약하게 느껴진 점 때문에 처음 토프레라고 생각했던 특유의 걸림과 키압대비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똑같이 토프레 러버돔에 45로 표시된 키압이지만 FC660C는 일반 스위치 이고, PFU에디션은 저소음 모델이기 때문에 소리로 느끼는 감각도 다르지만, 확실히 FC 660C가 체감키압이 높은 편이라고 하는 만큼 느껴지는 감각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구매전 PFU에디션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챙겨본 리뷰들은 기본적으로 R2의 체감 키압이 R1대비 높아지기도 하고, PFU 에디션 역시 그렇다고 해서 FC 660C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미묘하게 FC660C보다는 키압이 낮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경험과 취향의 차이 때문에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저는 흑축도 스프링 교체 없이 사용하고, 그동안 사용해왔던 기계식 키보드들도 50~60사의 키압에 걸림도 큰 것들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체리 적축 또는 체리 갈축의 키압과 걸림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적당한 키압으로 느끼실 겁니다. (속기사 급으로 문서 작업량이 많은 분들은 역시 45균등보단 차등이나 30균등이 더 적합합니다.)

다만 예상보다 낮은 키압이 꼭 단점만은 아닌것이, FC660C로 이정도 분량의 글을 쓸때면 슬슬 피로감이 올 시기인데 PFU 에디션은 부담없이 키감을 즐길정도로 키압 배분이 정말 잘 되어있습니다. 저는 타자 속도가 그렇게 빠른편이 아닌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담없이 토프레 저소음의 키감을 잘 맛볼 수 있는 황금 밸런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이전 파트1에서 추천 드렸던 진실로님의 영상에서는 45균등과 55균등 사이의 50균등같은 바래왔던 키감이라고 평가를 하셨는데, 제 기준으로 50균등같은 키감은 FC660C가 더 가깝지 않나 라고 느낍니다. R1이나 R3를 아직 타건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가 필요하겠지만, 분명 45라는 표기상 스펙보다는 더 큰 키압과 걸림이 느껴지긴 하나, 그렇다고 가상의 50균등에는 살짝 못미치는, 47~48g 정도의 틈새 영역을 잘 파고들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계식으로 치자면, 적축과 흑축 사이의 틈새를 공략한 황축이나 크림축과 같은 차이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 적축과 흑축 사이 20g정도 키압차이 안에서 흑축에 가깝지만 부담을 덜은 크림축은 FC660C로, 적축에 가깝지만 심심함 대신 재미를 더한 황축은 R2 PFU의 저소음 45균등으로 대입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리뷰 하단에 타건음 비교 영상을 올릴 예정인데, 표기상 같은 키압임에도 유독 체감 키입이 구분되는 것은 타건음의 차이도 꽤 크게 비롯됩니다. FC660C는 보다 저음으로 두걱거리는 느낌인 반면, R2 PFU는 상대적으로 하이톤의 타건음입니다.

예전에 리더스키 매장을 방문해서 55균등을 타건해봤을때는 PFU 에디션과는 정 반대로, 처음 키보드를 눌렀을때의 첫인상은 참 좋았지만 쓰면서 점점 무거운 키압이 버거워졌습니다. 기계식으로 아무리 단련이 되었다지만, 홀리판다의 경우엔 걸리는 지점이 지나면 바로 바닥까지 가버리는 스위치 였고, 흑축은 걸림이 없는 리니어 였기 때문에 키압과 걸림이 동시에 뭉근하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토프레 55균등이 저에게도 오래 사용하기엔 좀 버겁다고 느꼈습니다.

55균등의 재미를 온전하게 구현하지는 못했지만, 약간의 희생된 키압만큼 편안한 키감과 저소음의 정숙성이 더해진 PFU 에디션의 진가는 첫인상 보다는 오래오래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느껴지는 재미있는 밸런스가 좋은 키감이라고 생각합니다.


PFU에디션의 성능과 APC 기능

이번에는 키보드로서 갖춰야 할 스펙과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의 핵심인 APC 기능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APC 기능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APC는 Actuation Point Changer의 약자로, 입력지점 깊이를 여러 단계로 전환해주는 기능입니다. R1까지만 해도 없는 기능이었다가, 노뿌 무접점의 등장과 함께 출시한 리얼포스 RGB를 통해서 게이머를 위한 기능으로서 처음 리얼포스에 도입되었습니다. 노뿌 무접점이 APC기능과 똑같은 입력지점 스트로크 조절 기능을 선보이면서 비싼 가격과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리얼포스로서도 경쟁력을 위해서 갖추기 시작한 것이죠. 이래서 역시 경쟁이 어느 정돈 필요합니다.

이 APC기능은 R2모델부터 제공되기 때문에 R2이전에 출시했던 구형 리얼포스에는 없는 기능입니다. 최신형 R3의 경우에는 R2를 재탕한 염가판인 레오폴드가 공급하는 R3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탑재된 반면에, R2시리즈는 별도로 추가금을 지불하는 옵션 형태로 제공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고가 방어를 염두하거나 게이밍 목적으로도 사용하는 분들은 APC기능을 구매한 반면에 사무용으로 염두하고 구매하신 분들은 APC 기능을 빼고 구매하는 경우도 많이 보입니다.

중고 구매시 팁을 드리자면, 제가 구매한 PFU 에디션은 전부 APC 기능이 기본 탑재되있는 모델입니다. PFU 에디션이 아닌 일반 리얼포스 R2나 레오폴드의 그레이블루 모델 중에서 APC 탑재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이 따로 존재 합니다. 풀배열의 경우 저와같은 108배열로, 우상단 아크릴 부분에 멀티미디어 키와 키캡3개가 계단모양으로 각인된 로고가 존재한다면 APC옵션이 장착된 모델입니다.

텐키리스 모델의 경우 방향키 키캡에 측각으로 3단계의 APC 조절을 의미하는 각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방향키 측각이 새겨져 있으면 APC 옵션이 있고, 측면 각인이 없다면 APC 기능이 빠진 모델입니다. 이 APC 기능 유무에 따라서 중고 시세도 변동이 있으니, 중고 구매를 고민 중이신 분들은 이점을 잘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APC는 총 네가지 단계로 설정이 가능하며 각 단계별로 인디케이터의 색상이 바뀌게 됩니다.


파란색: 가장 얕은 세팅으로 입력지점이 체리 은축(1.2mm)과 비슷한 1.5mm로 바뀌게 됩니다.

초록색: 리얼포스의 디폴트 세팅입니다. 입력지점이 여타 기계식 키보드와 유사한 2.2mm로 바뀌게 됩니다.

빨간색: 입력 지점이 가장 깊은 3.0mm로 바뀌게 됩니다. 깊이 눌러야 하는 만큼 오타가 가장 줄어드는 세팅입니다.

흰색: 입력 지점을 커스텀이 가능한 세팅입니다. 게임을 위해 WASD는 얕게, 다른 키들은 깊게 하는 변형 세팅이 가능합니다.



정전용량 무접점의 원조 답게 무한동시 입력은 당연하고, 폴링레이트도 어느정도 보장은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리얼포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가끔 중계 화면을 통해서 보여지기도 합니다. 다만, 실제로 스펙상 표기된 반응속도나 수치와는 별개로, 토프레 러버돔 특유의 반발력과 걸림 때문에 리듬게임용으론 적합하지 않다는 평이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 또한 리듬게임은 실리콘 러버돔으로 키압 무담이 적은 노뿌를 더 추천하긴 합니다. 특히, 빠르고 정확한 연타 판정 같은 경우는 기계식이나 광축이 훨씬 더 수월하기도 합니다.

다만 다른 기계식 키보드도 그렇듯이 초고수나 프로의 레벨이 되는것이 아닌 이상 크게 체감이 와닿을 정도의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리듬게임이나 격투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들은 부담없는 편안한 걸림과 저소음 조함 때문에 조용하고 무난하게 게임을 포함한 여러 목적으로 두루 사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배그 게임을 할때 D키를 누르려다 실수로 F까지 눌러버려서 차량에 내려져 기절되거나 죽은적이 있다면, 흰색의 커스텀 APC 설정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앞선 언박싱 파트에서 구성품으로 동봉된 실리콘 키스페이서는 이 APC 기능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각각 2mm 스페이서와 3mm 스페이서로, 키스페이서가 각각 2mm와 3mm의 두께만큼 슬라이더가 왕복하도록 물리적으로 덜 눌리게 해줍니다. APC 기능을 세팅해두고 그 세팅값 이상으로 키가 더 눌리는 것이 싫다는 분들을 위해서 제공되는 엑세서리인데, 문자열에만 제공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키스페이서를 사용하면 타건감이 바뀌게 되어서 잘 쓰지는 않을듯 합니다.


그렇다면 단점은 없는 것인가?

물론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죠. 리얼포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제가 구매한 PFU 에디션은 아무리 날고 긴다는 PFU가 튜닝을 담당했다고는 해도, 원본인 R2가 가진 단점을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리얼포스의 고질적인 단점들 몇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보강판의 부식 문제, 그리고 고르지 못한 키캡 정렬을 꼽습니다.

키캡 정렬의 경우 PFU에디션은 갖장 정렬이 고르고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제가 이전에 사용하던 FC 660C 대비 훨씬 우수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다만 보강판 녹 이슈는 리얼포스의 고질적인 문제라서 해결이 됐는지는 사용을 하면서 얼마나 진행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보강판 녹 이슈는 사용자의 사용패턴이나 환경에 따라 천차 만별입니다. 10년넘게 사용하면서 녹이라곤 넘 몇개 정도인 경우도 있는가 하면, 고작 1~2년 만에 보강판 전체가 붉게 변한 경우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키보드 앞에서 음식을 먹는걸 자제하는 식으로 노력을 하면 관리로 극복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기계식 키보드 처럼 물티슈로 청소를 하다가 녹이 생긴다거나 하는 문제는 관리 문제를 넘어서 3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키보드로선 납득할 수 없는 단점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 외에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오래 사용하면서 러버돔의 경화나 변형으로 키감이 바뀌는 고질병 또한 있습니다. 다만, 이점은 러버돔을 쓰는 모든 형태의 키보드들이 갖고있는 문제점이기도 하고, 키감이 변할정도로 오래 사용했다면 튜닝으로 극복이 가능한 점입니다.

그리고 여느 리얼포스가 다들 그렇듯이 일체형 케이블에 토프레의 키감을 위한 독자적인 스템 슬라이더 설계 때문에 커스텀 항공 케이블이나 키캡 교체를 통한 다양한 연출이 불가능 하다는 점도 단점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리얼포스 실제로 사보니깐 정말로 좋은게 맞나?

네, 저는 단호하게 좋다고 확신합니다. 단, 저의 취향 기준으로 말이죠. 리얼포스가 하도 끝판왕 소리 하길래 궁금하다. 다른거 뭐가 있는지 관심 없고, 이거 한번 써보고 다시는 쳐다도 보지 않겠다 라고 한다면 PFU 에디션의 저소음 45균등 스펙을 가장 추천합니다.

이유는 가장 무난하고 호불호 적게 타는 키감이라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리얼포스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하는 PFU 에디션 답게 이전에 FC 660C에서 느꼈던 약간의 조잡함도 없습니다. 키압도 55균등같이 손가락을 희생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30균등처럼 너무 키압이 낮아 키감이 별로이지도 않고, 딱 중간 밸런스로 잘 타협을 본 키감입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저소음 45균등이냐, 일반 45균등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설명드린대로, PFU 에디션은 저소음 45균등 단일 사양으로만 제공됩니다. 저소음의 먹먹함이 싫고 일반 45균등의 소리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PFU 에디션이 아닌, 일반 리얼포스 모델로 가야만 합니다.

일반 45균등의 키캡 떨림이나 소리가 경박하고, 그렇다고 저소음 45균등을 사자니 본인 기준으로 너무 먹먹하다 싶은 분들은 결정에 문제가 생길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45균등이 가장 많이 팔리는 스펙이면서도 일반과 저소음 사이에서 왔다갔다 변심이 제일 많은 스펙이기도 합니다.

당근이나 중고나라에서 일반 45균등과 저소음 45균등 사이에서 교환이나 처분을 하는 개시물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증거죠.

타입헤븐이던, FC660C(혹은 980C)던, 다른 토프레에 대한 사용 경험이 있거나 기존 R1 또는 해피해킹 사용자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토프레의 키감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저처럼 FC660C로 일반 45균등에 대한 경험이 있는 분이시라면 저소음과 일반 45균등 사이에서 더욱 고민이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토프레 무접점을 한번이라도 경험했던 분들이라면 저소음 45균등으로 갈 것인가, 일반 45균등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 확고한 선택을 결정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에 토프레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고 처음 고르는 선택에 후회 없이 질러보고 싶다면 R2 PFU 에디션을 적극 추천합니다.

 

기계식을 기준으로 제가 이전에 리뷰했던 저월백이나 지온 저소음 택타일 같은 키감을 좋아했다면 저소음 45균등의 키감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들 스위치의 키압과 걸림의 강도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다면 저소음 45균등의 키감이 오히려 잘 맞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30만원 넘는 가격값은 하는가?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PFU의 튜닝 + 저소음 APC 라는 프리미엄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면서도 전용 더스트커버도 없고 케이블도 일체형인 점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특히 키보드를 꾸며줄 키캡 악세서리가 마땅치 않은점이 가장 큰 불만입니다.

토프레에서 직접 공급하는 컬러 키캡은 퀄리티가 매우 떨어집니다. 어떤색은 너무 형광색이고, 어떤색은 너무 물빠진 느낌이라 가뜩이나 비싼 가격인데 색상 조합하기도 마땅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뷰한 R2 PFU가 저소음이라 상대적으로 더 크게 체감되는 것인지는 몰라도 스테빌 찰찰거림이 끝판왕 칭호를 받은 리얼포스 답지 않게 거슬립니다.

이전에 일반 45g로 사용하던 FC 660C에선 느낀적이 없던 터라 더 크게 불만으로 다가옵니다.


에필로그

새로운 리뷰 컨텐츠로 늘 원했던 리얼포스와 1분기 공제가 예정되어있던 QK80사이에서 고민을 하였습니다. QK80의 1차 공재가 윈키리스 배열로 확정이되는 바람에 맥에서 옵션키가 안그래도 필수였던 저였는데, 최근 Qk75에서 배송시 일부 구성품이 누락되는 이슈가 불거지면서 미련없이 리얼포스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이녀석 하나 사서 리얼포스는 끝낼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반 45균등이나 해피해킹까지 궁금해지면서 덩달아 욕심이 생겨버렷네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지갑문제 때문에 한번에 전부 다 욕심을 채우는 것은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컨텐츠를 위해서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습니다.

그래도 PFU 에디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욕심이 생긴다 하더라도 미련은 없을거 같네요. 아주 마음에 드는 키보드입니다.

마지막 파트3에서는 보유중인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들을 한데 모아 비교하는 리뷰를 준비하였습니다.





타건영상:

https://youtu.be/O-RvnLfx-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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