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어고 COX CA106 갈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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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콕어고 COX CA106 갈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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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약 한달전, 컴퓨존에서 CA106 할인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가로 약 26~28만원 정도 하는 풀 알루미늄 키보드를 9만9천원이라는 파격 할인을 한다기에 냉큼 구매를 해버렸습니다. 이미 알고 들어갔을땐 꽤 많이 팔려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황축모델은 재고가 없었고 갈축 모델로 구매를 하였습니다.

 

 

 

 

CA106은 어고 또는 앨리슨 배열이라고 하는 인체공학 배열로 좌우 손이 굽어지는 각도에 맞춰 분뢰된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배열의 장벽과 아무리 풀알루 하우징이라곤 하지만, 핫스왑이나 블루투스 기능조차 옵션이 없는 키보드를 30만원가까운 가격에 사기엔 부담이 있었으나 화끈한 할인 이벤트 덕에 고민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잠시 블로그 휴재를 하는사이 늦어버린 콕어고 리뷰를 오늘 포스팅을 통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디자인

 

사실 어고배열인 점을 제외하면 디자인적으로 크게 특출난 점은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다른 앱코/콕스의 키보드 디자인과 별반 다를것이 없고, 하우징의 소재가 통짜 알루미늄이라는 점과 어고 배열이라는 점 외에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콕스의 CY104나 제가 이전에 리뷰했던 CK108BT 하고도 거의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통울림 있는 키감까지도 다른 콕스의 키보드들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도 CA 106은 나름 콕스의 플래그십 모델이라도 되는지, 패키지에 신경 쓴 티가 납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이전에 리뷰했던 CK108과 같지만, 제대로된 봉인씰도 없던 CK108때와 달리 하드 케이스에 제대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언박싱 하는 맛도 있습니다.

 

 

 

 

하우징은 꽤나 높고 두툼한 편인데, 옆면은 앱코의 풀알루 키보드 AR87같이 안으로 파고드는 디자인을 채택해서 약간의 세련미를 더했습니다. 여기에 올블랙 하우징에 맞는 이중사출 키캡으로 깔끔하게 정제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AR87의 경우 옆면 하우징의 파고는 안쪽면에 LED를 심어놓았지만 CA106에는 없습니다. 조명없이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만한 단정하고 수수한 디자인입니다.

 

 

이미지 출처: 다나와

 

 

 

 

분리형 C타입을 채택한건 잘한 결정이지만, 포트의 위치가 넘패드 쪽에 쏠려있어서 커스텀 케이블을 가운데로 세팅하고 사용하는 분들에겐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사용하기엔 하우징의 높이가 많이 높은 편입니다. 어고배열이라 기존에 사용하던 팜레스트를 사용하면 빈공간이 생기는데, 그마저도 CA106의 높이가 더 높아서 팜레스트를 받쳐서 쓰기에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조사를 해보니, CA106 전용으로 맞게 제작된 팜레스트가 따로 판매를 하긴 했는데 CA106 자체가 워낙 수요가 적다보니 진작에 단종되어서 구할수가 없었습니다. 부득이하게 참고 그대로 쓰거나 커스텀 우드 팜레스트를 직접 깎아서 사용할수밖에 없다는 단점아닌 단점이 있습니다.

 

 

키캡은 준수한 편입니다만, CK108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PBT 재질의 이중사출 키캡이라 기본은 합니다만, 이 키보드의 원가를 고려하면 마감이 썩 좋은편은 아니네요. 다만 사출 자국은 평상시엔 잘 보이지 않는 안쪽면에 조금 보이는 정도이고, 그마저도 크게 문제가 되는 사출 자국은 아닙니다. 레오폴드 키캡과 비교해 봤을 때 키캡의 사출 자국 상태를 보아 약간 정교함이 떨어져 보입니다.

 

 

 

키감

 

황축 모델이 단종되어서 어쩔수 없이 재고가 남아있는 갈축 모델로 구매하게 되었는데 콕스의 기본 스위치들은 대부분 게이트론 입니다. 게이트론하면 리니어가 가장 키감이 좋은데 걸림이 가뜩이나 없는 갈축인데 하필 그중에서도 가장 걸림이 약한 게이트론의 갈축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키감이 마음에 안듭니다.

 

 

 

 

 

 

이전에 레오폴드 갈축 모델을 리뷰할때 체갈의 첫인상이 고장난 적축 같다가도 그래도 나름 느껴지는 걸림 덕에 쓰면 쓸수록 정이드는 묘한 키감이라고 했는데 게이트론의 갈축은 그런 걸림마저 거의 안느껴집니다. 스위치 컬러만 갈색인 적축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모래알 걸림이라고들 표현하던데,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걸림입니다.

 

핫스왑 기판인 CK108과는 다르게 솔더링 기판인 CA106은 튜닝도 쉽지가 않습니다. 알루 하우징이라 나사만 풀면 개봉 자체는 쉽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제가 너무나 싫어하는 게이트론 갈축의 키감 때문에라도 무연납과 인두기 세트를 사서 튜닝을 해주고 싶네요. 리니어라고 생각하고 쓰자니 미묘한 걸림이 거슬리고, 그렇다고 택타일이라고 쓰자니 걸림이 없는 니맛도 내맛도 아닌 끔찍한 키감입니다. 약하지만 확실한 구분감이 있는 체리 갈축이나 좀더 구분감이 있는 카일 갈축이라면 순정으로도 쓸만할텐데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나중에 인두기 세트를 구매하게 된다면 지온웍스에서 프랑켄 튜닝용으로 파는 택타일 스탬으로 교체를 해볼까 생각합니다. 인두기로 게갈 스위치를 전부 발치해줘도 어차피 버리게 될텐데, 스템만 버리고 하우징은 활용해서 버리는걸 줄이는게 어떨까 싶네요.

 

게이트론 갈축의 형편없는 키감을 재외하면 그래도 전체적인 키감은 오히려 기대 이상입니다. 통알루 하우징 임에도 통울림이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곤 하는데, 폼떡 위주의 최근 알루 커스텀 키보드에 질려서 제 기준으론 오히려 특색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크게 거슬리는 통울림은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좋게 표현한다면, 통알루의 묵직함과 기존 플라 하우징의 기성품 키보드의 경쾌함을 밸런스 있게 담아내었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정가기준 20만원이 넘는 풀알루 키보드가 키감을 이것밖에 못뽑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키감입니다. 저는 할인가로 구매했으니 가성비 좋게 색다른 키감을 느낄 수 있다고 좋은 평가를 남기지만, 제돈주고 사기엔 확실히 아쉬운 키감이네요. 콕스가 브랜드 파워가 있는것도 아니라 이런 애매한 점 때문에 결국 할인을 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제품 설명이나 광고에는 알루보강판과 흡음재가 내부에 있다고 하는데, 그런것 치고 알루 하우징 특유의 묵직한 키감보다다는 기존 기성품 키보드의 경쾌함과 알루의 묵직함 사이 어딘가 애매한 느낌이 강합니다. QK시리즈의 폼떡느낌을 바란다면 절대로 안되고, 몬스타기어의 XO 시리즈나 아콘의 FX/GX 시리즈와 비슷한 키감을 예상하면 좋겠습니다. 알루보강판치곤 단단한 감은 있지만, 일반적인 기성품 키보드의 서스 보강판 보다는 좀 더 부드럽고 정갈한 맛은 지켰습니다.

 

 

 

에필로그

 

총평을 남기자면 제값주고 사기엔 많이 아깝지만, 할인만 한다면 가성비는 훌륭합니다. 순정상태의 키감은 많이 부족하고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기본기가 아주 없는 키감은 아니기에 납땜만 가능하다면 튜닝 포텐셜도 꽤 있는 키보드 입니다.

 

다만, 키감 외적으로 인체공학으로 분할된 배열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스페이스바도 양쪽으로 분할되어 여기애도 적응이 필요할 뿐더러 FN키가 오른쪽이 아닌 왼쪽 스플릿 스페이스바 옆에 붙어서 처음 사용하기엔 꽤나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콕스에서 배려해준 깨알같은 점도 있긴 한데, 이름인 CA106과 달리 실제로는 107키인데 이건 모음 'ㅠ' 자를 양손으로 치는 한국인 타건습관을 배려해서라고 합니다. 스플릿 키보드나 어고노믹 배열을 직구해서 쓸때 미묘하게 불편했던 점을 잘 캐치했네요.

 

나름 콕스에선 플래그십 모델로 풀시한 모델인데 인기가 없어 세일을 맞아 팔리는 CA106의 운명은 약한 브랜드 파워와 함께 키보드보다 먼저 단종된 팜레스트 엑세서리가 이미 그 한계를 여실히 드랬다고 생각합니다. 콕스의 브랜드 파워를 더 키우던가 애초부터 가성비를 무기로 조금더 가격 장벽을 낮췄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커스텀, 기성품 가리지 않고 기계식 키보드 시장이 급격하게 상향평준화 되면서 CA106의 입지도 얼마나 좁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황축 모델을 구매한 분들의 부러움을 담아서 이 모델은 무조건 황축 모델로 구하라는 조언을 남기고 싶네요. 게이트론이 워낙 걸림이나 키압이 약한 편이기도 하지만, 리니어 스위치 만큼은 키감을 잘 뽑는 제조사이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타건영상:

 

https://youtu.be/ItTARtFy49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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