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D Fans HiPro Renso 키캡 리뷰

프롤로그

 

무단 휴재에 돌입하기 전, 제 블로그의 마지막글이 아마도 하이프로 키캡 판매에 대한 뉴스였을 겁니다. 거의 두달동안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디자인과 키감 변화를 위주로 리뷰해보는 포스팅을 준비하였습니다.

 

 

 

 

언박싱

 

패키지 디자인이 마치 한지 공방이나 인사동 찻집에서 볼법한 동양풍의 표지박스로 쌓여있습니다. 도쿄여행 갔을때 아사쿠사에서 봤던 일식 디저트 포장같습니다. 로고 아래에는 포인트 컬러를 포함한 키캡의 컬러 템플릿도 있네요.

 

 

 

 

키캡의 높이가 꽤나 높은 SA 프로필의 높이다 보니 박스의 높이도 제법 두껍고 내부 흔들림이나 크랙을 막기 위해서 보호용 스티로폼을 꼼꼼하게 넣어주었네요.

 

 

 

 

거의 대부분의 토프레 키보드 배열과 호환이 될 수 있도록 넉넉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리얼포스는 물론이고 레오폴드의 무접점 시리즈와 해피해킹 까지도 장착이 가능합니다. 각각의 키보드 배열에 맞춰서 스페이스바의 길이가 전부 다 다르니 장착하려는 기종에 맞는 키캡 배열을 따로 옵션으로 구매할 필요 없이 하나의 세트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거의 모든' 배열에 대응이 된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딱하나 이 렌조 키캡 세트를 장착할 수 없는 모델이 있는데, 1세대 리얼포스 텐키리스 버전인 리얼포스 R1 U87,86 기종에는 좌측 컨트롤 인디케이터 LED 때문에 장착이 불가능합니다. 1세대 리얼포스용 모디열 키트가 저공됨에도 이 두 모델은 슬라이더 스템 구조가 달라서 장착 할 수 없습니다. 좌 컨트롤 인디케이터가 따로 없는 풀배열 1세대 리얼포스 정도만 장착이 가능할 듯 싶네요.

 

 

https://youtu.be/51adrfuz0-Y

 

 

디자인

 

일단 토프레 키캡은 그 자체로도 구하기가 매우 힘들고 선택지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 토프레용 키캡으로 이렇게 레트로하고 이쁜 디자인의 키캡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무접점 마니아로서는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죠. 저는 평소에 높이가 낮은 키캡 프로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만, 토프레 호환 키캡을 판다는 소식에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심산으로 주문하였습니다.

 

*저는 A스탁이 아닌 B 스톡으로 구매했습니다. B스탁은 좀 더 저렴하지만, 환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디자인은 아주 레트로 합니다. 예전 방송 장비용 토프레 키보드와 비슷한 느낌인데, FC 660C나 해피해킹 유저들을 위해 흰색의 숫자패드 대용으로 맵핑되 알파열구간의 흰색과 빨간색 포인트 키캡의 컬러 대비, 가타카나로 된 일어 각인이 눈에 띕니다. 다만, 특수기호같이 잘 외워서 쓰지 않아 각인을 보고 쳐야하는 경우엔 일어 배열로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네요.

 

 

 

 

하이 프로필 특유의 높은 높이와 둥글둥글한 키캡의 전체적인 금형도 보기엔 아주 이쁩니다. 이 높은 하이프로의 구조가 키감과 타건음도 바꿔버리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키감 파트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순정의 리얼포스나 FC 660C의 경우에는 체리 프로필과 OEM 프로필 사이의 어중간한 올드 체리 프로필의 높이를 하고 있지만, 토프레 하이프로 키캡들은 OEM 보다도 훨씬 높은 SA 프로필에 가까운 매우 높은 프로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탭스컬쳐 구조도 일반적인 체리나 OEM 프로필하고 차이가 드러납니다. R5나 R6부터 R2 열까지는 둥글게 굽어진 체리식의 스텝스컬쳐2와 유사하지만, 높은 프로필을 감안해서 주로 엄지로 타건하는 가장 아랫쪽 R1 열은 위쪽으로 둥근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하이프로나 SA 프로필의 키캡일 경우 스페이스바 소음에 비교적 좋은 효과를 내줍니다.

 

또한 높아지면서 그만큼 전체적인 키캡의 금형이 둥들둥글 하게 되면서 레트로한 느낌을 더 잘 살려냅니다. 개인적으로는 각지고 배젤이 작은 리얼포스 R2나 FC660C 보다는, 리얼포스 R1이나 R3같이 배젤이 좀 넉넉하고 모서리가 둥근 하우징의 키보드 들이 레트로한 키캡 디자인과 더 잘 어울릴듯합니다.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리얼포스 R1세대의 경우 텐키리스 버전인 U87,86 두 모델은 좌측 컨트롤 키의 LED 인디케이터 때문에 그 한 키만 키캡이 호환되지 않는다고 하니 R1 유저분들은 이점을 꼭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키캡 각인의 폰트는 레트로함을 살려서 큼직한 크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칙, 크기가 커서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텐데, 적당한 굵기로 조절을 하였습니다. 특히, 일각과 보조키 조합 까지 빼곡하게 새겨져 있어서 굵기마저 굵었다면 너무나 정신없었을 텐데, 얇은 굵기로 여백도 꽤나 신경써줬습니다. 다만, 주로 알파벳을 더 많이 쓰는 만큼, 일각과 알파벳의 크기나 굵기차이를 줘서 구분감을 좀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타건감

 

하이프로 키캡을 장착하면서 바뀐 키감에 대해서 꽤나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발견하였습니다. 당연히 높이 차이에 따른 타건감과 소리 변화도 꽤나 크지만, 레오폴드 기본 키캡과의 체결력 차이 때문에 바뀐 키감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우선, 높아진 키캡의 높이 만큼, 기존의 낮았던 레오폴드 기본 키캡 대비 훨씬 중저음의 묵직한 도각거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건음도 폼떡 키보드 처럼 두걱거리는 소리에다가 토프레 특유의 똑 부러지는 구분감이 훨씬 부각되어서 이런 맛에 하이프로를 왜 쓰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구분감과 소리를 생각하면 저소음 모델보단 일반모델에 좀 더 어울리는 키감입니다. 45균등이나 55균등 일반 모델에 하이프로를 장착한다면 매력이 훨씬 배가 될 듯 하네요. 제가 사용중인 FC660C는 중고품이라 러버돔 상태가 온전치 못한데, 그럼에도 비교적 키감이 보존된 편인 알파열 구간에서 기분좋은 소리와 키감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키캡 교체를 하면서 리얼포스 PFU 에디션의 순정 키캡과 레오폴드 순정 키캡, 렌조 하이프로 키캡과의 비교도 꽤나 재미 있었습니다.

 

 

 

 

하이프로나 레오폴드 순정 키캡의 체결력은 비슷합니다. 토프레 종특이라고 할 수 있는 부정교합같은 삐뚤거림도 거의 비슷하구요. 다만, 프로필 높이가 높은 만큼 하이프로 키캡의 떨림은 더 클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PFU 에디션 리얼포스 순정 키캡은 가장 키캡정렬도 똑바르고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높이와 키캡 떨림의 차이가 토프레 일반 특유의 도각거림을 더 잘 강조해주는 느낌인데, 이 부분은 토프레 유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지 않을까 싶네요. 저소음이나 저압 유저들 보다는 일반 균등이나 고압 토프레 유저들에게 더 추천할 만합니다. 저압 토프레는 아무래도 토프레 특유의 도각거림이 가장 적고, 높아진 프로필에 가벼운 키압이 맞물려서 굉장히 불안정한 키캡 떨림이 구현되서 타건감에 오히려 좋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정갈하고 조용한 저소음 균등에 맞는 키캡은 PFU 에디션, 일반 균등의 도각거림을 더욱 부각시키는 키캡은 하이프로, 레오폴드 키캡은 그사이 어중간한 어딘가 라고 정리 할 수 있겠네요.

 

하이프로 키캡을 FC660C에 장착하고 일부 키캡을 포인트처럼 써보려고 R2 PFU 에디션에 레오폴드 키캡을 체결해 봤는데, 놀랍게도 레오폴드 키캡만 장착한 키 구만만 키감이 FC660C처럼 변하는 것도 신기한 점이었습니다. 원래 초프레가 키감에 매우 민감한 키보드이긴 한데 키캡에 따라서 미묘하게 타건감이 바뀌는 점도 주목할만한 점입니다.

 

 

에필로그

 

키캡의 레트로한 디자인도 좋지만 하이프로 특유의 부각되는 도각거림도 아주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FC660C 말고 좀더 클래식한 디자인의 리얼포스 R1이나 R3에 체결했으면 더 이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다음 포스팅은 CA106이나 흑축 재윤활 리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점도가 높은 크톡 205를 발라준 삼신흑은 어떤 느낌일지, 알루통울림의 경쾌한 타건감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면 다음 포스팅을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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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건영상:

 

https://youtu.be/QHmd8Fu9oO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