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FC 750R PD & Deck Hassium 거북선 장기 사용 리뷰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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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레오폴드 FC 750R PD & Deck Hassium 거북선 장기 사용 리뷰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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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기계식 키보드를 수집하고 사용해본 솔직 후기입니다. 거북선과 FC750 두 제품 모두 같은 체리 청축의 제품이고, 같은 스위치지만 미묘하게 다른 타건감을 주는 두가지 키보드를 장기간 사용해보고 비교 분석해보는 리뷰입니다.

 

 

프롤로그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접했던 것은 친구들과 함께 갔던 PC방에서였습니다. 아마도 저와 비슷한 또래의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계기로 기계식 키보드를 접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짤깍거리는 청축 특유의 소리와 강한 걸림 때문에 저 또한 청축으로 기계식 키보드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동네 PC방에서 흔하게 있던 앱코 해커 시리즈를 사용해보고 나도 집에서 이런 키감의 키보드를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키보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당시에 무조건 그 모델과 똑같은 키보드를 사보자 하면서 첫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군대를 전역하고 모아둔 군적금을 해지하던날, 4년 넘게 사용하던 첫 키보드가 스위치 불량이 생기면서 새로운 키보드를 구매해야 했습니다. 전역 직전 말년에 온갖 행복 회로를 돌리면서 후보에 올랐던 레오폴드 키보드를 꼭 사보고 싶어서, 반드시 레오폴드를 사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청축 외에 다른 스위치는 관심도 없었을 시기라서 같은 청축이 달린 모델만을 찾았고, 그 중에서도 차콜 블루 컬러의 모델들이 너무나 이뻐서 이걸 꼭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군 적금 만기 직전만 해도 잘 팔리던 그 모델이 거짓말 같이 군 적금이 만기 되자 전부 품절되었습니다. 당장 고장 난 키보드는 대체를 해야겠고, 원하는 모델을 구매하자니 언제 다시 입고될지도 모르겠고... 결국 중고나라를 뒤지면서 원하는 조건에 맞는 물건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quasarzone.com/bbs/qf_input/views/91805

 

약 보름간 애타게 찾다가 드디어 차콜 블루 컬러에 청축이 탑재된 매물을 찾게되었고 곧바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판매자분께서 청축 소음 때문에 얼마 사용도 못하고 빨리 처분을 원하셔서 상당히 좋은 상태의 키보드를 적당한 가격에 구매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구매 당시에는 키보드를 중고로 구매해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제가 원하던 차콜 블루는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리더스 키에 재입고가 안되고 있어서 지금 회상하면 오히려 빠르게 잘 구매했다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키보드 제조사중에 굳이 레오폴드를 골랐던 이유를 몇 가지 꼽자면, 이미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끝판왕 칭호가 붙여져 있어서 과연 정말로 끝판왕 타이틀에 걸맞은 품질과 디자인인가 궁금하였고, 무엇보다 차콜 블루 컬러의 디자인 가중치가 높게 작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사용했던 앱코 키보드의 초기 스위치 불량으로 AS를 자주 보냈고, 같은 이유로 문제가 생겨 교체하는 것이었기에 내구성으로 유명했던 체리사의 스위치가 탑재된 키보드를 원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레오폴드 키보드는 FC 750 PD 청축 차콜블루 모델입니다. 레오폴드의 모델 이름을 살펴보면 숫자 750은 텐키리스 키보드에 붙여지고, PD라는 후속 알파벳은 체리 프로필 높이의 키캡임을 뜻합니다. 텐키리스와 풀키 배열 사이에서 고민을 상당히 했었는데, 구매 전 이미지로 확인했을 때는 텐키리스의 콤팩트한 크기가 너무나 이뻐 보였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사기 전에는 컴퓨터를 구매하면 기본으로 주는 멤브레인 키보드만 사용했었는데 이 역시도 풀키 배열이었고, 이전까지 사용해본 적 없는 텐키리스 배열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서 결국 텐키리스로 결정하였습니다.(사실 풀키 배열의 중고 매물이 없었던 게 제일 컸습니다. ㅎㅎ)

 

현재는 아이맥에 물려서 가끔씩 사용중입니다. 애플 커맨드 각인이 된 포인트 키캡은 따로 구매했습니다.

 

타건감

 

구매한 FC750 키보드를 배송받고 처음 사용해봤을때 처음 느낀 생각은 '정갈하다'였습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키보드가 아무래도 보급형이다 보니 통울림도 있어서 더 대비되어 체감했던 점이 타건 음의 차이였습니다. 특히, 레오폴드의 장점인 흡음 처리 덕에 키보드를 사용하는 내내 클릭음이 나는 청축이었음에도 불필요한 소음이 들리지 않아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PBT 키캡이 주는 재질감또한 만족스러웠는데, 제가 손에 땀이 많은 편이라 미끄러움 방지나 이염, 각인 보존에 유리한 이중사출 키캡의 퀄리티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두께감이 있는 PBT재질의 키캡에 정갈한 흡음 처리의 본체 조합 덕분에 훌륭한 타건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단점 또한 존재했는데, 레오폴드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이스바 소음입니다. 스테빌라이저가 달린 다른 키들에 비해, 유난히 스페이스바의 텅텅거림이 심했습니다. 레오폴드사에서도 이점을 알고 있는 것인지, 스페이스바 키캡에 약간의 흡음재 같은 얇은 폼이 붙여져 있긴 한데 텅텅거림을 잡기엔 역부족이고, 그마저도 클릭음이 나는 청축 모델에는 그 얇은 흡음재가 달려있지 않습니다.

 

디자인 & 하우징 설계

 

디자인은 훌륭합니다. 제가 구매를 결정하는 시점에서 이미 디자인에 대한 가중치를 많이 뒀기 때문이기도 해서 저의 취향에 잘 맞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집이나 PC방에서 사용했던 다른 기계식 키보드 들은 스위치에 RGB가 달려있고 비키 스타일로 노출되어 첫인상은 화려했지만, 장기간 사용할 때는 금방 질린다고 느껴서 논 비키 타입의 하우징에 RGB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원했는데 FC750은 이 모든 조건에 전부 부합했습니다. 기본 하우징과 낮은 키캡 프로필 덕분에 별도의 손목보호대나 높이 조절 없이도 부담 없이 사용이 가능한 점도 장점입니다.

 

타건감에 영향을 줬던 키캡은 디자인적으로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깔끔한 블랙 바탕에 밝고 파란 각인의 대비 덕에 주목성도 좋았고, 폰트 디자인도 게이밍 대부분의 게이밍 키보드에서 흔하게 보이는 굵고 투박한 폰트가 아닌, 깔끔한 느낌의 산세리프 서체인 점이 저의 취향에 잘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능성

 

단순 입력 수단인 키보드지만, 사소한 기능들이 만족감을 달리합니다. 제가 구매했던 FC750의 경우는 케이블이 탈착식이 어서 여러 대의 키보드를 기분에 따라 돌아가면서 사용하는 분들에겐 꼭 필요한 점입니다. 다만, 요즘에는 대부분의 키보드에서 C타입 단자를 채택한 것과 다르게, 구식의 마이크로 5핀 단자를 채용해서 C타입의 액세서리나 코일 케이블을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후면 DIP 스위치의 모습입니다. 저는 아이맥에 물려쓰면서 작업을 위해 command+c/v의 손 위치가 익어버려서 윈도우 배열에 맞춘 배열의 키보드를 맥에서 사용하려면 맥의 기본 배열에 맞춰야 합니다.(윈도우에 익숙하신 분들은 바꿀 필요없이 그대로 써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윈도우 키에서 Alt키로 맥 커맨드 키의 위치로 바꿔야 편하게 사용해서 2번 스위치를 올려서 사용중입니다.

 

그리고 키보드 뒷면에 DIP 스위치가 위치해 있는데, 특정 스위치를 켜두면 키배열을 원하는 데로 스왑해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저의 경우 맥과 윈도우를 같이 사용 중인데, 여러 대의 기기에서 옮겨가며 사용을 해서 이 DIP 스위치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맥에서는 환경설정을 통해 윈도우 키에 커맨드 키로 할당된 것을 원래의 위치인 Alt키 자리로 바꿔줄 수 있어서 DIP 스위치가 없어도 충분히 사용은 가능하지만, 기기를 자주 바꾸거나 공용 컴퓨터를 오가면서 사용할 때는 매번 설정을 하는 것이 귀찮으니, 윈도와 맥을 오가면서 필요할 때마다 DIP 스위치 조작을 통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레오폴드 공식 홈페이제에서는 Mac OS를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사용에는 딱히 문제가 없습니다. 맥에서 자주 쓰는 펑션키들도 대부분 제대로 작동하고, 런치패드나 음량조절은 Fn+F열 키로 충분히 조작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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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스크롤락이나 캡스락 키를 누르면 인디케이터 역할로 해당 키에 파란색 RGB가 점등되는 점도 미니멀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알림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총평

 

장점:

1. 정숙하고 정갈한 흡음 처리

2. 훌륭한 퀄리티의 PBT 키캡과 각인

3. DIP 스위치를 통한 편리한 키 할당

4. 탈착식 케이블

5. (비공식이나) Mac OS에서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함

 

단점:

1. 고질적인 스페이스바 소음

2. 마이크로 5핀 단자 채택

3. 이 좋은 키캡을 별매로 팔지 않는다

4. 공식 판매처에서 원하는 매물을 바로 구매하기 힘들다. 재고가 넉넉하지 않은데 비해 인기가 많다 보니 원하는 컬러와 모델이 항상 품절이다.

 

장점이 단점을 덮을 정도로 저에겐 정말 좋다고 느꼈던 레오폴드입니다. 단점중에는 유선이라는 점도 있지만, 리더스키를 통해 블루투스 모델이 인기를 끌며 판매 중이어서, 단점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C타입 개조에 필요한 부품들을 구매해서 개조하는 후기들도 있는데, 키보드 커스텀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개조를 위해 하우징을 분해하려면 나사를 푸는 과정에서 워런티 스티커 씰을 손대야 하기 때문에 저처럼 중고로 사거나 오래돼서 워런티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모를까, AS에 민감하신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끝판왕 칭호가 붙을만 한가에 대해서는 약간은 애매한 점들도 있습니다. 분명 기성품 키보드 중에서는 탑티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키보드 제작업체들도 많아지고 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속적으로 장점을 개선하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타사 제품들에 비해 단점이 두드러집니다.

 

레오폴드 처럼 특정 모델이나 디자인의 제품을 일년에 몇번씩 다른 제품들과 함께 밀어내기 식으로 출고되는 키보드 회사들도 꽤나 있습니다. 회사규모가 크거나 자본력이 있어서 대량생산하는 키보드 브랜드들이 꽤나 많은데, 이런 회사들에 비해서 제품 출고 주기도 느리고, 제품의 개선과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점은 레오폴드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게 만드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이밍 감성보단 레트로한 느낌이나 깔끔하고 단정한 디자인의 키보드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입니다.

 

 

Part 1 에필로그

 

중고매물을 잘 뒤져보면 키캡만 따로 적출해서 되팔거나, 키캡만 빼고 본체를 파는 경우도 흔한데, 레오폴드의 키캡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기도 하고, 이쁜 색감의 키캡들을 제공하지만, 공식 구매처에서 이 키캡만 따로 별매로 구매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서 이런 거래들이 흔합니다. 아주 일부 컬러만 파는 것을 용산에서 보긴 했는데 전부 팔지 않아서 원하는 키캡만 따로 구하기 힘들다 보니 이런 형태의 중고거래가 인기인 것도 이해는 갑니다. (저도 차콜블루 컬러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중고 키캡 세트를 따로 구매하였습니다.)

 

다음글은 거북선 리뷰를 다루는 Part 2와 두가지 제품을 비교하는 Part 3가 예정되어있습니다. 저는 키보드 세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 입니다. 부족하지만 이렇게 글로 후기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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