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FC 750R OE 그레이 블루 체리 흑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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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레오폴드 FC 750R OE 그레이 블루 체리 흑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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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제품은 예고한 대로, 레오폴드의 FC 750R OE 그레이블루 체리 흑축을 리뷰하겠습니다. FC 750 키보드는 이미 청축 모델로 리뷰를 했기 때문에, 기능이나 하우징 평가는 동일하므로 생략합니다. 

 

 

프롤로그

 

10주년 기념 모델로 출시한 그레이블루 컬러의 리얼포스 1세대 키보드입니다. 현재는 단종되어 2세대인 R2 모델들이 디자인이 변경되어 판매중입니다. 사진출처: 다나와 / http://prod.danawa.com/info/?pcode=5863486

 

 

 

레오폴드의 키보드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그레이블루 컬러의 FC 시리즈 키보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선 리뷰였던 FC 750 VS 거북선 비교 리뷰에서 레오폴드 브랜드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레오폴드는 체리 스위치를 장착한 키보드 외에도 토프레의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인 FC 660M, FC 980M을 생산하여 판매하기도 합니다.

 

모델 이름의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레오폴드가 생산하는 무접점 키보드들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풀배열이나 텐키리스가 아닌, 66키배열과 1800배열 두 종류의 레이아웃으로만 판매합니다. 레오폴드는 자체 제작과 판매를 할뿐만 아니라, 토프레 리얼포스의 한국 공식 유통사이기도 해서 텐키리스와 풀배열은 리얼포스의 모델로 판매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이미지 출처: 다나와 통합검색
이미지 출처: 다나와 통합검색

 

이 리얼포스 무접점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유명한 색상중 하나가 오늘의 주인공 FC 750R OE의 그레이블루 색상 배열과 똑같습니다. 레오폴드에서도 토프레 무접점 키보드를 동일한 색상의 그레이블루 옵션을 대표적으로 널리 판매합니다. 체리 스위치를 장착한 기계식 키보드 시리즈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레오폴드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색상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레오폴드 키보드들이 입고 직후 잠깐의 기간을 제외하면, 전부 물량이 판매되는것과는 달리, 레오폴드 공식 홈페이지나 레오폴드를 주로 취급하는 리더스키 에서도 그레이 블루를 비롯한 몇가지 컬러들은 질리도록 오랫동안 판매해온 제품이기 때문에, 그나마 재고의 여유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지금 시간을 기준으로 리더스키에서 구매 가능한 매물이 정말 얼마 없습니다. 그레이 블루 모델들도 일반 제품들은 전부 재고가 빠졌고, 최근에 새로 출시한 블루투스 모델중 일부만 재고가 있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상품들이 재고가 없어서, 남은 재고를 찾는게 어려운 수준입니다.

 

FC 750R OE를 그것도 흑축으로 구매하게 된 사연도 구구절절 있지만, 여기서 그 사연을 전부 말하기엔 서론이 너무 길어지니, 설명은 이쯤으로 하고 리뷰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타건감

 

흑축을 구매하면서 기대했던 점은 도대체 어떤 키감이길래 타건감이 쫄깃하다고 하는걸까 하는 의문이 가장 컸습니다. 키보드 스위치 주제에 이게 염통이나 고무도 아니고, 어떻게 쫄깃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인지... 직접 타건해본 소감은 리니어의 부드러움+높은키압과 반발력이라는 조합이 주는 손끝의 감각이 과연 키보드도 쫄깃한 느낌을 받을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체리 흑축의 표기 압력은 60g으로, 요즘 키보드 시장에서 널리 인기를 끌고 있는 45g은 물론이고, 기존에 제가 사용하던 청축의 50g보다도 훨씬 무거운 키압입니다. 그러나 이 표기압력은 눌러서 키가 인식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하는 입력압이고, 스트로크가 끝나는 바닥압을 기준으로 하면 거의 80g에 달하는 높은 키압이라고 합니다.

 

이 무거운 흑축 보다도 더 무거운 회축같은 변태 스위치도 존재하긴 합니다만, 왠만한 사람들은 흑축 정도의 키압만 되도 장시간 타자가 힘들것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바닥 끝까지 눌러치는 타건습관이 배어있는 저에게는 그 묵직함이 남달랐습니다. 그럼에도 흑축을 구매해서 아직까지도 소장하고 사용하는 이유는 적축이나 은축처럼 가벼운 리니어에서는 느낄수 없는 흑축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고 거래를 통해 추가로 구매한 레오폴드 순정 차콜블루 키캡을 끼워줬습니다. 블랙의 하우징에 차콜 블루 특유의 각인 컬러가 보기에는 상당히 이쁘지만, 타건감은 기본 OEM 프로필의 키캡이 도각거림을 더 강조해 주어 더 낫습니다.

 

거기에 FC 750R OE는 레오폴드 특유의 정갈함과 OEM 프로필의 키캡이 흑축의 반발력과 리니어 스위치 특유의 도각거림을 더 강조해줍니다. 이름에서 예상을 조금 해볼 수가 있듯이 모델명인 FC 750R OE의 OESMS OEM 프로필의 키캡을 장착한 키보드라는 뜻입니다. 제품 뒤 알파벳이 PD로 끝나는 제품이면 체리 프로필 이라는 뜻이죠. 저는 체리 프로필의 차콜블루 키캡을 중로고 추가 구매해서 체리프로필이 주는 타건감과도 비교도 해봤습니다.

 

체리프로필의 키캡을 장착했을때는 기본형의 OEM프로필 키캡을 장착했을때에 비해서 체감되는 반발력과 키압은 체리 프로필과의 높이차이만큼 미묘하게 낮아지는 느낌이지만, 도각거리는 매력은 OEM 프로필이 훨씬 좋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저는 오른손 손목이 좋지 않아서, OEM 프로필을 장착한 흑축의 FC 750R OE로는 장시간 타이핑이 너무 힘들어서 기본 장착된 OEM 프로필 키캡으로는 처음 구매 이후 약 일주일 정도만 사용하고 이후로는 체리 프로필의 차콜블루 키캡으로 계속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자주 사용하지 않고 흑축의 쫄깃함이 가끔 생각날때만 꺼내서 사용하곤 하니 OEM 키캡을 다시 장착하여 사용해도 상관은 없지만, 차콜블루의 짙은 블랙 바탕과 똑같은 하우징의 컬러 조합이 흑축 스위치가 꽤나 잘 어울려서 계속해서 체리 프로필의 차콜블루 키캡을 장착해서 사용중입니다.

 

OEM 프로필의 FC 750R OE를 사용해보고 느꼈던 또 다른점은 레오폴드는 체리 프로필보다 OEM 프로필 키캡을 장착했을때 타건감이 훨씬 낫다는 점입니다. 저는 낮은 높이의 체리 프로필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것은 손목 터널증후군 방지를 위해서 선호하는 것이고, 레오폴드 키보드의 하우징에는 오히려 OEM 프로필을 장착했을때, 타건감 만큼은 훨씬 좋았습니다. 키캡의 높이가 높아진 만큼 도각거림이 좀 더 부각되는 점도 있겠지만, 체리 프로필 키캡을 장착했을때 유난히 거슬렸던 스페이스바의 이상한 텅텅거림이 OEM 프로필의 키캡을 장착하고 훨씬 덜 느껴집니다. 이게 저만 이렇게 느끼는가 싶어서 다른 리뷰를 좀 찾아보니 저처럼 OEM 프로필 스페이스바가 훨씬낫다는 후기를 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6달 이상 사용해본 결과 스위치 내부에서 들리는 스프링의 소음이 좀 거슬립니다. 흑축의 높은 키압 때문이라고 예상이 되는데, 이 스프링 소음은 스위치 내부를 윤활처리하면 상당히 해결되긴 합니다.

 

 

디자인

 

그레이 블루가 오랜시간 판매된 나름 상직적인 컬러이긴 하지만, 특유의 칙칙한 색감은 오래 사용할수록 쉽게 질립니다. 레오폴드의 이 그래이 블루 색상도 나름 인기가 많은 편이긴 하지만, 저에게는 금방 질리는 톤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진으로 볼때는 적당히 무난하고 깔끔한 느낌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물로 보고 사용할때는 사진보다 훨씬 칙칙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블랙 하우징보다는 밝은 화이트 하우징 키보드에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차콜블루 키캡으로 바꿔줬을때의 외관은 순정인 그레이블루보다 훨씬 잘 어울렸습니다. 원래 차콜블루 키캡이 끼워진 밝은 그래이 톤의 하우징과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마침 흑축 스위치인 제품이라 스위치 스탬의 색상과 하우징, 키캡 바탕까지 올 블랙으로 바뀌어서 상당히 시크한 느낌이 듭니다. 차콜블루 키캡이 OEM 프로필 버전으로 출시되지 않아서, 키캡교체와 함께 체리프로필인 FC 750R PD 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ㅎㅎ

 

차콜블루의 원래 색상은 밝은 그래이 톤의 하우징과 함께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블랙의 하우징과 저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두 제품을 같이 놓고 보니 같은 키캡임에도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총평

 

장점

1. 흑축 특유의 쫀득함 키갑을 더 부각시켜주는 OEM 프로필 키캡의 도각거림

2. 레오폴드의 정갈한 흡음설계와 높은 키압인 체리 흑축의 시너지

 

단점

1. 장시간 많은 양의 타이핑은 힘들다

2. 그레이블루 키캡의 칙칙한 색감은 생각보다 쉽게 질린다.

3. 윤활을 하지 않는다면 스프링 소음이 상당히 거슬린다.

 

레오폴드의 스웨디시 키캡처럼, 화이트 하우징과 블랙 하우징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자열의 그래이색의 칙칙함을 모디열의 블루 키캡 때문에 밝은 하우징이면 훨씬 칙칙한 느낌은 덜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적축이나 은축은 가벼운 키압에 구분감 없는 리니어 스위치 특성상 가볍게 팔랑거리고 심심하다고 느꼈는데, 흑축의 키압과 반발력은 이 팔랑거리는 키감을 잡아주고 정갈한 레오폴드 하우징의 키감과 맞물려서 기분좋게 도각거리는 타건감이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쫄깃한 키감과 재미를 얻는 대신에 장기간 타이핑은 포기해야 합니다. 저는 리뷰를 작성할때 리뷰하는 키보드로 글을 작성하는데 하루 중 잠깐만 사용하는 지금은 크게 무리가 없지만, 이 흑축 키보드로 레포트 작성이라도 하게 되면 손목이 아파집니다. 간단한 채팅이나 타입 빈도가 적어서 간간히 재밌는 키감을 추구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장시간 많은 타이핑을 요구하는 메인 키보드로 사용하기는 힘듭니다.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에 스프링을 교체해서 사용하거나, 최근에는 흑축보다는 가볍고, 적축보다는 무거운 중간 정도의 수준을 노리는 리니어 스위치들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핑 시간이 길지 않고 그 양도 적어서 손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준에서 사용하는 동안 쫀득한 키감의 재미를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에필로그

 

청축만 오랫동안 고집하다 어느날 청축이 질리다고 느껴져서 구입해본 키보드 입니다. 작년 가을 즈음 구매를 해서 3달동안은 이 흑축 키보드를 메인으로 사용하면서 이걸로 게임도 하곤 했습니다. 심지어 리듬게임을 이 흑축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박자가 빠른 곡이라도 하면 금방 힘이 빠져서 오래 못하게 되는 스위치입니다. 그럼에도 높은 키압과 강한 반발력이 주는 '쫀득함'은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해서 찾게 되는 마력의 스위치 입니다.

 

흑축을 맛본 덕분에 청축이 아닌 다른 스위치에 관심을 가져보게 된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흑축을 시작으로 황축을 거쳐 적축으로 점점 키압을 덜어내면서 리니어 스위치의 진정한 매력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벼운 키압으로 넘어온 요즘에는 오래 사용하기 더더욱 힘들어 졌습니다. 리니어 스위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도 기계식 키보드에 취미를 오래 가질 의향이 있다면 한번쯤은 경험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흑축 다음 리뷰로 어떤 리뷰를 진행해볼지 고민중인데, 우선 이번 포스트에 리뷰한 FC 750R OE를 구매하는 과정에 있던 약간의 에피소드와 다른 여러가지 스위치에 대한 리뷰를 진행해보는 것을 염두해두고 있습니다. 아마 흑축 윤활 & 핫스왑 키보드 리뷰나 우뚜게황으로 불리는 게이트론 황축 프로 스위치 리뷰 두가지를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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