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흑 재윤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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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스위치

삼신흑 재윤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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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번 포스팅은 오랫만의 스위치 리뷰입니다. 기존에 보유중이던 저의 첫 커스텀 키보드, QK65 블랙에 장착했던 삼신흑을 재윤활 해보았는데요. 기존에 윤활 작업은 첫 윤활이라 윤활 자체도 고르지 못해서, 점도가 낮은 오일타입의 크톡105를 과윤활 해서 윤활제가 흘러넘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시 스위치를 분해해서 닦아주고, 키보드 기판 보호필름에 묻었던 윤활제도 닦아내느라 윤활 효과를 제대로 못느꼈고, 키압이 높은 편인 삼신흑에 오일 타입의 크톡105를 발라준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는 저번 투명 키캡을 구매하면서 같이 구매했던 크톡 205를 삼신흑애 재윤활을 해준 뒤의 바뀐 키감에 대해서 리뷰하는 미니 포스팅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윤활 과정

 

윤활 과정 자체는 노가다가 전부라 대부분은 스킵하겠지만 기본적인 설명 정도는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크톡 105 같은 오일 타입의 윤활제는 키압이 가벼운 적축이나 황축, 또는 걸림이 강하지만 서걱임을 줄이기 위해서 택타일 스위치에 가볍게 발라주는 용도로 훨씬 적합합니다. 크림축이나 흑축같이 바닥압이 70에서 80g에 육박하는 고압 리니어에게는 그리스 타입의 크톡 205 같은 윤활제가 훨씬 낫습니다.

 

 

 

 

고압이지만 서걱임은 느끼고 싶고, 스프링 소음 정도만 없애고 싶다 하는 분들에겐 여전이 오일 타입의 그리스를 가볍게 발라주는것이 좋지만, 고압 리니어의 쫀득함과 부드러움을 더욱 극대화 시키고 싶다면 확실히 그리스 타입의 윤활제가 맞습니다. 오일 타입의 경우 액체형의 점도라서 많이 바르면 흘러넘치는 문제는 둘째치고, 스위치 내부에서 찌걱거리는 불쾌한 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첫 튜닝 당시에 노하우가 부족했던 저는 크톡 105 한종류만 구매했기 때문에 이런 실수를 했었고 이번에 재윤활로 키감을 고치고자 하였습니다. 재윤활 전 삼신흑의 스위치 상태는 스템에 발라졌던 크톡 105는 이미 과윤활로 흘러넘치는걸 알게 되어사 전부 닦아준 상태였고, 스프링에는 105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스프링 소음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서걱임이 꽤 남아있는 거칠고 날것의 흑축 키감에 더 가까운 상태 입니다.

 

 

 

 

스프링은 어차피 오일 타입의 크톡105가 소음을 없애는데 더 적합하기에 놔두고, 우선 분해 후 첫번째로 하우징 내부에 아직도 흘러넘치는 크톡 105들을 닦아냅니다. 과윤활로 한번 흘러 넘친 상태라 제거하는것이 꽤나 어려웠는데 그래도 방치하면 찌걱이는 소음과 스위치 바닥을 칠때 찐득하게 달라붙는 느낌이 상당히 별로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닦았습니다.

 

하우징 내부의 오일을 면봉으로 닦아내면, 스템에 크톡 205를 꼼꼼하게 펴발라줍니다. 스탬 전체적으로 살짝 과하다 싶게 허연 크림이 보여지도록 양을 떠서 어느 한쪽에 부족하거나 몰리지 않도록 골고루 발라주는게 핵심입니다. 그리스 타입의 크톡205는 이렇게 덕지덕지 발라줘고 흐르지 않기 때문에 더 부드러운 키감을 낼 수 있게 됩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절대로 오일타입의 크톡 105로는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과하면 흘러넘치고 찌걱거리기 때문에 역효과가 납니다.

 

 

 

 

윤활 방법중엔 기존 윤활 방법 처럼 오일 타입 한종류를 도포해주는 방법도 있고, 취향에 따라 오일 타입과 그리스 타입을 적절히 믹스해주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기존의 오링 타입 대비 뚜렷한 키갑 변화를 더 원해서 스프링만 기존 크톡 105로 발려져있는 것을 그대로 두고, 그리스 타입인 크록 205만 스위치 슬라이더에 집중적으로 발라주었습니다.

 

 

키감

 

윤활 후 변화된 키감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잘못된 윤활을 바로잡은 것에 대한 만족감도 있었지만, 키감 도 꽤 크게 바뀌었기 떄문에데요. 윤활되지 않은 날것의 흑축 키감 대비 아주 정갈하고 부드러운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리의 소음 자체도 윤활 이후 저소음 스위치와 같이 조용해지는 효과도 느껴집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윤활되지 않은 흑축의 서걱임도 즐기는 편이지만, QK65 특유의 폼떡 알루 키보드  특유의 두걱거림과는 점도높은 윤활제를 발라준 흑축과 더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QK가 워낙 폼떡 키보드 중에서도 소리가 우렁차다고 평가받는데, 윤활 이후엔 그 우렁찬 두걱거리는 타건음보다 훨씬 정제되고 부드러운 타건음이 나와서 아주 만족스럽네요.

 

TTC 홀리판다가 장착된 QK65 2R 화이트와는 스위치와 키캡, 컬러만 빼면 구성품과 빌드가 거의 같은데 완전히 상반된 키감을 만들어 냅니다.

 

기존의 크톡 105를 발라줬을 때는 윤활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이건 사실 의도했던 바 이기도 한데, 순정 상태의 체리 흑축 키감은 최대로 유지하면서 소음만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키감이나 소리는 순정상태 대비 스프링 소음 정도만 없어진 정도였습니다. 이번에 그리스 타입의 크톡 205로 재윤활 해준 소리나 키감은 기존 크톡 105 윤활 상태 대비 훨씬 더 부드럽고 정제된 소리와 타건감을 만들어 줍니다.

 

기존의 키감이 알리오올리오나 감바스 같은 오일 파스타 였다면, 크톡 205로 재윤활 해준 키감은 까르보나라 같이 꾸덕꾸덕하고 크리미한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스 타입의 윤활제 덕분에 체감키압은 오히려 약하게 느껴집니다. 삼신흑 특유의 거친 서걱임이 훨씬 줄어서 스트로크 초반의 인트로 부분은 체감키압이 순정보다 훨씬 약한 대신에, 스프링 키압은 거의 그대로라 반발력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됩니다.

 

 

에필로그

 

윤활에 대해선 좋으면 좋았지 불평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기성품 브랜드에서 조차도 윤활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홍보할 정도일까요. 그러나 윤활의 방법이 적절하지 않다면 그 치트키같은 윤활 키보드도 오히려 키감이 퇴색 될 수도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떤 스위치엔 어떤 타입의 윤활제를 얼마만큼 발라줘야 어떤 키감으로 변화하는지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알아가는 재미도 이 키보드판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 날것 그대로의 키감도 맛보고, 가볍게 윤활하면서 순정의 키감도 살린 윤활 방식과 그리스 타입 윤활제로 풍부한 맛을 살린 키감, 오일 타입과 그리스 타입을 적절히 믹스해서 밸런스를 갖춘 키감 등등 다양한 성향에 맞춘 윤활 튜닝 방법을 찾아 고민해보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타건영상:

 

 

https://youtu.be/N8y5NprSU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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