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다 - LANGTU LT84 리뷰 Part.2

프롤로그

 

"한끗에다 5억을 태워???" 영화 타짜의 곽철용을 연기한 김응수 배우가 했던 장면이 밈이 된 아주 유명한 대사죠. 이번 포스팅에선 배송비 포함 2만원의 초저가 키보드에 그에 몇배에 달하는 스위치와 키캡을 태워보겠습니다.

 

 

 

 

 

저렴함의 비결?

 

노브옆의 디스플레이는 유무선 버전에 따라 수준차이가 크게 납니다. GiF 이미지를 삽입할 수 잇는 것은 잇섭님이 리뷰한 무선버전이고 제가 구매한 유선 버전은 숫자 표기만 가능하니 구매를 계획중인 분들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보강판은 아무리 봐도 아크릴 소재인듯 한데 스위치에 딱맞게 타공된 것인지 스위치를 뽑고 다시 장착하는데 상당히 빡빡합니다. 거기에 기판은 흔히 알고 있는 카일식 핫스왑 소켓이 아니라, 일반 솔더링 기판에 밀맥스 홀타이트를 땜질한 것이라 스위치 핀이 쉽게 구부러집니다.

 

 

 

 

빡빡한 보강판과 정교하지 못한 홀타이트의 조합 덕분에 스위치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시하게 입력이 안된다면 핀이 구부러진 것인데, 애매하게 오타가 나거나 채터링, 키씹힘등의 증상이 자주 나타나서 기판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스위치가 제대로 체결이 된 것인지 두세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밀맥스가 핫스왑 소켓에 비해서 얼마나 더 저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위치를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튜닝하는 장난감 용도로는 추천하기 힘들듯 합니다. 기본 스위치 그대로 쓰면서 키캡이나 테이프 모딩 하는 정도가 최선으로 보입니다.

 

이리저리 갖고 놀만한 용도로는 부적합 판정입니다. 무선 모델을 구매했다면 GiF로 꾸미는 맛이라도 있을텐데 유선모델은 지원해주지 않는것을 모르고 사버리는 바람에 애매한 계륵이 돼버렸습니다. 무선 버전은 4만원이 채 안되며 화이트 버전만 만원이 더 비싼 정도이니 굳이 유선버전보단 무선 버전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도 기보강 중간 흡음재는 꽤나 꽉꽉 채워줬습니다. 내부가 텅텅 비어서 시끄러운 통울림을 도저히 참을수 없었던 키크론에 비하면 1/5가격도 안되는 LT84에 이렇게 진심으로 흡음재를 채운 점은 감동입니다. 스페이스바 부분이 혹여나 시끄럽게 텅텅거릴까봐 여기에 빈틈을 매꾼느 실리콘 흡음재까지 제대로 채워줬습니다. 따로 흡음 추가 튜닝을 해주지 않아도 될 듯 하네요. 하우징 분리가 쉽지 않아보여서 고민했었는데 이부분은 합격점 입니다.

 

 

 

2만원짜리 키보드에 3만원짜리 키캡을 태워?

 

사실 키캡 뿐만 아니라 스위치 까지 포함하면 키보드 본체에 3배의 금액을 아주 간단한 튜닝으로 태운 셈입니다. 랑투 LT84는 평소 쓰는 키보드에 비해 스위치 사이 간격이 촘촘한 편인데, 기본 리니어 스위치로 사용하면 오타가 매우 심해져서 제가 택타일인 발해 블루 스위치로 바꾸어 줬습니다.

 

 

 

 

발해 블루로 바꿔주니 리니어였던 기본 스위치에 비하면 소리가 좀 크게 들리긴 한데, 통울림이 그렇게 큰편은 아닌데다, 책상에 단단하게 데스크 커버를 받치고 써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키캡은 갖고있던 BOW PBT 키캡을 꼽아주었습니다. 이전에 닌자87에 블루베리 크림을 꼽으면서 올화이트로 구성했을때 사용했던 그 키캡입니다. 2만원 짜리 키보드에 달려있던 기본 키캡에 비하면 당연히 낫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황변이 온듯이 누런 기존 키캡에 비하면 하우징 컬러와 잘 맞는 화이트 톤의 키캡이라 기존보다 훨씬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키캡 교체하면서 (+ 채터링 때문에 스위치를 손봐주면서) 느꼈던 점은 키캡과 키캡 사이가 굉장히 촘촘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키캡 체결이 제대로 안되었다던가, 스위치가 삐뚤어지면 금방 부정교합처럼 삐뚤어진 부분을 찾기 쉽습니다.

 

기본 키캡이 정말 말도 안되는 쓰레기 수준이었다면 키캡 정렬이 제대로 안되있는게 금방 티가 났을텐데, 다행이 그정도로 형편없진 않았으니 저처럼 따로 키캡 교체나 스위치 교체로 손봐주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실 분이라면 기본 키캡을 그대로 쓰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다만 RGB의 조명이 그리 이쁜 편이 아니라 조명을 좀 바꾸고 싶네요. 특히 사이드 배젤의 RGB가 유독 조악한 퀄리티라 그 부분을 아예 꺼버리고 싶은데, 전용 소프트웨어는 중국어 뿐이라 포기했습니다. 일단 설치를 하면 영어로 바꾸면 된다는데 홈페이지에 뭐가 LT84에 맞는 전용 소프트웨어 인지 모르겠더군요. LT84 이름이 들어간 파일이 여러개가 있던데 다운 받으려 할때마다 브라우저에서 멀웨어 경고가 자꾸 띄워져서 그냥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하우징도 분해해서 테이프 모딩도 해줄까 싶었는데, 하우징 모양이 분리가 매우 귀찮게 되어 있어서 괜히 분해 했다가 하우징 유격만 헐거워질까봐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통울림이 살짝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못참을 정도도 아니고, 기판과 보강판 사이에 실리콘 같은 흡음재도 이미 들어가 있어서 흡음 튜닝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도 했습니다.

 

 

 

 

타건감

 

기본 키캡보다 훨씬 두꺼운 PBT 키캡을 달아주니 소리가 한결 좋아졌습니다. 다만, 얇고 가벼웠던 키캡과 리니어 스위치 조합이었던 바닐라 상태보다는 타건음이 훨씬 커졌습니다. 앞서 말했듯, 통울림이 크지 않아 거슬리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사무실이나 조욯함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조금 소리가 큽니다.

 

 

 

 

키보드 본체의 통울림 보다는 두꺼운 키캡으로 바꿔주면서 키캡 알에서 공명음이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발해블루는 이전에 따로 리뷰를 다뤄줬으니 굳이 따로 더 설명할 부분은 없습니다만, QK80에 장착했을때 다소 거슬렸던 스위치의 잡음들이 플라스틱 하우징과 아크릴 보강판 조합으로 바뀌면서 많이 없어졌습니다. 플랏스틱 하우징의 적당한 공명음이 잘 가려주네요.

 

발해블루와 비슷한 하아노 아이스 블루나 접점부 소음으로 유명한 극성보축 같은 스위치들이 오히려 이런 플라스틱 하우징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아크릴 하우징이 왠만한 서스 보강판 만큼이나 단단한 느낌이라 바닥치는 스위치들이나 TTC 홀리판다 이상의 걸림을 가진 스위치와 조합해서 사용하기엔 손에 부담이 많이 올 타건감입니다.

 

 

 

 

총평

 

밀맥스 구조의 기판 때문에 이리저리 스위치를 바꿔가며 튜닝하는 용도로는 부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기본 스위치에 키캡만 바꿔주던가, 원하는 스위치 한종류만 끼워서 그대로 사용해야 기판의 손상도 줄이고, 스위치의 핀 손상도 줄이기 때문에 튜닝을 위한 장난감 용도로는 별로 효용이 없습니다.

 

디스플레이에 GiF 파일 재생을 지원하지 않는 유선 모델이라 다소 디자인적인 치장은 떨어집니다만, 무선 모델로 구매했다면 제법 괜찮은 화질의 디스플레이가 달려있으니, 유선 보다는 무선 모델을 더 추천합니다.

 

키캡은 가격대를 생각하면 쏘쏘 합니다. 아주 좋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최악도 아닙니다만, 집에 남는 키캡 세트가 있다면 바꿔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키캡만 취향에 따라 바꿔준다는 가정하에 튜닝없이 기본으로 쓴다면 의외로 기본기는 괜찮습니다. 적당히 저렴한데 커스텀 느낌을 내볼수 있는 이쁜 키보드를 원한다면 구매할만 합니다. 5만원 이하 키보드 중에선 이보다 못한 키보드들도 수두룩하고, 하물며 7~8만원대 키보드에서도 이보다 못한 조악한 퀄리티의 키보드가 널림점을 볼 때 5만원 이하 키보드에선 그나마 가장 좋은 퀄리티 입니다.

 

 

  

정확히 가격값을 하니 5만원 이하의 저렴함을 유지하면서 기본기가 제법 탄탄한 키보드를 찾는다면 추천드리고, 유튜브에서 보이는 비싼 커스텀 키보드가 탐나지만, 비싼 가격이 아까워 자린고비를 노렸던 분들이라면 그럴만한 하극상을 기대하긴 힘드니 차라리 돈을 더 들여서 제대로 원하는 키보드를 구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유선 모델은 2만원이라는 초 저가지만, 노브옆의 디스플레이를 생각하면 별로입니다. 1~2만원정도 차이일 뿐이니 차라리 무선 모델로 산다면 입문용으로 좀 더 나을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에필로그

 

워낙 저렴한 키보드다 보니 딱히 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키캡을 바꿔주닌 적어도 겉보기에는 실제 가격보다 비싸보이는 이쁜 모습이 되어서 그 부분에서 만큼은 만족감이 듭니다. 다만, 워낙 다양한 키보드를 만지면서 키보드를 보는 눈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다보니 굳이 추천하거나 더 손을 봐가면서 튜닝하는 재미를 느낄만한 여지는 없어 보이네요.

 

다만, 기본기는 어느정도 갖췄으니 저렴한 가격에 키보드에 큰 돈을 들이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면 충분히 구매할만 합니다. 제가 구매한 유선버전은 배송비 포함 2만원대로 왠만한 멤브레인 키보드만큼 저렴한 가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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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건영상:

 

https://youtu.be/xsE3xamSb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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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CHEN LT84 키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