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Cherry MX2A 스위치 2종 리뷰

프롤로그

 
이번 리뷰는 체리의 신형 스위치 라인업인 MX2A  스위치 리뷰 입니다. 제가 구매한 2종인 갈축과 저소음 적축 2가지 입니다. 신형 MX2A는 기존의 체리 MX 하이퍼 글라이드 시리즈에 공장 윤활이 되어 제공되는 신형 스위치 입니다. 그럼 윤활된 상태로 바로 쓸 수 있는 체리의 MX2A의 키감은 어떤지 이번 리뷰를 통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MX2A

 
신형 스위치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기존 스위치 그대로에 윤활이 추가된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스위치만 따로 구매했지만, 제가 꾸준히 좋아하던 레오폴드에서 신형 배열과 함게 MX2A 스위치가 장착된 라인업도 속속 추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리니어, 그 중에서도 저소음 스위치들의 경우 거슬리던 스프링 소음을 공장 윤활로 잡게 되어 귀찮은 간이 윤활이나 디솔더링 과정 없이도 정숙한 키감을 기성품 키보드에서도 맛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저는 지온웍스 스토어를 통해서 구매 했으며, 선택 가능한 스위치는 택타일은 갈축이 유일합니다. 리니어는 적축, 저소음 적축(RGB와 검뚜 두가지), 은축, 흑축의 총 5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장착

 
통울림이 제법 있어서 시끄러웠던 8BitDo의 레트로 키보드에 갈축을, 지난번 티저갈 장착을 해뒀던 X80에 저소음 적축을 장착하였습니다.
 
레트로 키보드는 남는 게이트론 갈축으로 이미 한번 바꿔주었는데, 가뜩이나 별로인 게이트론 갈축에 RGB 하우징 특유의 빈약한 하우징 내구도 때문에 영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기분좋게 즐길 정도의 통울림을 만들어 주고자 갈축을 장착하였습니다.
 
흡음재가 탄탄해 저소음 스위치에도 궁합이 잘 맞을듯한 X80에는 저소음 적축을 장착하였습니다.
 
 
 

 
 
8BitDo 레트로의 기본 백축이 워낙 시끄러워서 한동안 집에 남는 게이트론 갈축을 끼워놓고 사용했었습니다. 워낙 싫어하는 게이트론 갈축인데다, RGB 하우징 특유의 속빈 울림이 8BitDo 레트로의 통울림과 겹쳐겨 썩 좋지 못한 키감을 줬습니다.
 
거기다 체리와 달리 보강판에 빡빡하게 끼워지는 게이트론, 카일 특유의 강한 결착력 때문에 스위치를 빼는 과정도 은근 힘들었습니다. 간혹 체리보다 하우징이 커서 한번 끼웠다가 빼는데 힘조절을 실패해서 스위치 하우징이나 핫스왑 기판을 손상하는 경우가 있는데, 체리 이외의 특주축을 사용할때는 항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키감

 
항상 강조하지만, 윤활된 스위치의 키감은 좋으면 좋았지 절대로 나쁠일은 없습니다. 워낙 기본기가 보장된 근본의 체리 스위치라는 믿음에 윤활이 더해졌으니 거의 유일한 단점이 사라진 완전체가 되었습니다. 물론, 윤활되지 않은 특유의 서걱거림이나 경쾌감은 포기를 해야하는 부분입니다.
 
 
 

 
 
기계식 스위치 고유의 건조한 서걱거림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스프링 윤활만 가볍게 하는 수준보다는 윤활이 좀 더 골고루 되어 있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확실한 스위치 입니다. 반대로, 커스텀 키보드의 영역이었던 고르게 잘 윤활되어 정제된 키감과 소리를 원했던 분들에겐 제격인 스위치 입니다.
 
같은 갈축이라곤 해도 제조사마다 갈축의 키감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걸림이 가장 약한 게이트론의 갈축은 어딘가 고장난 리니어 같다면, 그보다는 걸림과 구분감이 확실한 체리 갈축 특유의 시원한 타건감이 윤활되어 보다 부드럼고 정제된 타건감과 소리를 만들어 줍니다.
 
 

 
 
게다가 접점핀의 약한 내구도와 맞물려 거슬리는 찌걱임을 만들어내는 게이트론, 카일의 갈축보다는 확실하게 기본기가 좋은 하우징의 체리 스위치다 보니 이제까지 써본 갈축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좋았습니다.
 
택타일인 갈축보단 리니어 스위치들에서 윤활의 진가가 더 잘 드러납니다. 특히, 더 적은 타건음 때문에 유독 스프링 소음이 거슬렸던 저소음 적축에서 더 진가가 발휘됩니다. 매번 누를때마다 팅~ 팅~ 거슬리는 스피링 튀는 소리가 들렸던 저적이 마음에 들이 않은 분들에겐 이 부분만큼은 윤활을 통해 확실히 잡혀있습니다.
 
 
 
 
저적은 그 특유의 먹먹함 때문에 키감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한 스위치 입니다. 윤활을 하게 되면 저적에서 그나마 키감의 재미를 주는 서걱임이 빠져버리고, 윤활로 인한 먹먹함 떄문에 왠지 키압도 높게 느껴지는 감도 있습니다. 때문에 윤활 효과에 대한 호불호도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스위치이기도 합니다.
 
 

 
 
윤활되지 않은 저적이 그저 눅눅해진 과자를 누르는 키감이라면, 윤활된 저적은 장마철에 눅눅해진 과자를 누르는 느낌입니다. 가벼운 키압에 포각거리는 특유의 저소음 스위치 소리가 사라지다 보니 구름타법을 구사하는 분들에게도 키감 변화가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블로그 개설한지 얼마 안된 초창기의 저는 이 저적의 키감을 끔찍하게 싫어했는데요, 특유의 심심하고 먹먹한 키감을 싫어해서였습니다. 예전 리뷰에서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이름이 저소음 적축이다보니 적축의 키감 그대로 소음만 줄일것이라 생각한 많은 분들이 기대를 걸은만큼 실망을 갖고 방출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보곤 합니다.
 
이런분들에겐 당연하지만, 윤활되지 않은 기본 적축부터 먼저 경험하고 그럼에도 저소음 스위치가 필요한 환경이라고 느낀다면 여러번 음미하고 결정하는 것을 권합니다.
 
 

 
 
메인 키보드는 여전히 무접점과 택타일 스위치의 키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리니어도 이제는 즐길 수 있게 되어서 다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리뷰했던 MX Board 1.1 과 여러모로 대비되는 부분이 강합니다. 같은 저적이지만, 윤활되지 않은 날것의 키감과 무보강의 조합인 체리 MX와 정확히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저적 윤활은 기본 저적에 대한 호불호 만큼이나 윤활 이후에 대한 평가도 크게 갈립니다. 가뜩이나 먹먹하고 심심한 키감에 윤활까지 해버리니 더 먹먹하고 심심한 키감이라 별로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저소음이라 거슬렸던 스프링 소음이 없어지고 더 부드러운 윤활 효과 덕에 구름타법에 효과가 좋다는 평도 있습니다.
 
제가 끼워준 X80은 플라스틱 하우징과 폴리카보네이트(PC)보강판 조합 때문에 약간 둥둥거리는 특유의 하우징 울림과 맞물려서 먹먹 답답함 보다는 부드러움에 좀 더 가까웠습니다. 윤활되지 않았을때의 서걱임과 재미는 다소 포기를 해야 하지만, 저소음 효과를 더 부각해서 느끼고 싶다면, 공장 윤활된 MX2A의 윤활된 키감이 당연히 훨씬 더 낫습니다.
 
지금은 그루브 스톤으로 네이밍을 바꾼 엠스톤 저적 윤활 모델이 왜 인기가 많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총평

 
예전부터 꾸준히 말해왔지만, 윤활된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의 키감은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윤활된 갈축의 키감도 물론 좋습니다만, 순정 상태의 경쾌한 타건감과 거친 걸림은 정제되어 있기에 윤활되지 않은 키감을 원하는 분들에겐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윤활된 스위치의 키감을 더 좋아하는 분들에겐 아주 매력적인 스위치인데, 이제 막 커스텀 키보드에 입문 하면서 윤활이 귀찮거나 분해 조립에 두려움이 있는 똥손 분들에게 쉽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줄 좋은 선택지 입니다. 특히나 리니어 스위치에서 윤활 효과가 더욱 좋기 때문에 리니어 스위치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더 적합합니다.
 
또한, 저소음 스위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스프링 소음을 공장 윤활로 해결해 줬기 때문에 이 MX2A의 스위치가 장착된 기성품 키보드들에게도 꽤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오폴드 키보드를 비롯해서 기존의 기성품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만이 바로 이 스프링 소음이었는데, 귀찬고 번거로운 디솔더링 과정 없이 공장 윤활된 스위치로 해결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엠스톤에서 윤활 모델을 판매하긴 하지만, 수제 윤활이라 수량이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죠.
 
이제는 체리에서 직접 윤활하여 스위치를 판매하기 때문에 커스텀은 물론이고 기성품 키보드에서도 윤활 키보드의 문턱이 확 낮아지게 되어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스위치입니다.
 
 
 

에필로그

 
이제 저소음 스위치도 꽤 많은 종류를 수집하게 되었네요, 저소음 택타일 뿐만 아니라 저소음 리니어도 3종 이상 모았기 때문에 비교 리뷰를 오랫만에 진행해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레오폴드에서도 MX2A를 장착한 신형 라인업을 출시했는데, 윤활된 레오폴드의 키감은 어떨지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