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PBT? 어떤 키캡을 사고싶은지 모르는 당신을 위한 키캡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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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북극곰 (사설)

ABS? PBT? 어떤 키캡을 사고싶은지 모르는 당신을 위한 키캡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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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은 키캡 교체를 위해서 어떤 키캡을 살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키캡 가이드 입니다. 그 중에서도 키보드용 키캡으로 가장 흔한 ABS와 PBT재질의 특징과 장단점을 알려주는 정보와 노하우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프롤로그 - 어떤 소재의 키캡이 나의 취향과 잘 맞을까?

 

키보드의 거의 대부분은 사용자의 취향입니다. 열에 아홉은 차지하죠. 그 외에 사용 목적에 따라서 어떤 타건감과 타건음을 내는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됩니다. 제가 이전 리뷰에서 혹평을 했던 키크론의 K4V2 적축의 경우에도 키캡과 통울림의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난 이후의 타건감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커세어나 체리의 무보강 키보드 처럼 리니어 스위치인 적축 특유의 경쾌한 타건감은 있습니다.

 

키크론의 문제는 여럿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꼽자면, 커세어나 체리 처럼 게임용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아니라, 맥과 윈도우를 오가며 작업용, 사무용으로 적합한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음에도 게임용 키보드에 버금가는 소음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키보드 내부를 흡음처리를 제대로 하거나 아예 레오폴드처럼 정숙한 타검감을 위한 소재와 설계를 해야 했지만, 모든 것이 미스매치였죠.

 

키캡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키감과 타건음을 고려해야 하지만, 용도와 설계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비싸고 좋은 키캡을 끼운다 하더라도 불만족스러울 것입니다.

 

게다가 키캡은 키보드의 디자인을 가장 크게 바꿔줍니다. 그래서 외적인 변화를 주고 싶을때, 가장 쉽게 처음부터 접하는 키보드 튜닝의 기초가 바로 키캡 교체인 것이죠. 프로필 변화에 따른 높이, 각인의 폰트와 키캡 컬러 드의 디자인적 요소와 함께 타건감,타건음에 영향을 끼치는 키캡의 소재에 따라서 사용자의 만족도는 천차만별로 갈리게 됩니다.

 

대부분의 키캡에서 사용되는 소재는 ABS와 PBT입니다.

 

 

ABS 키캡

 

ABS키캡은 저렴한 단가로 가장 널리 쓰이는 키캡 재질입니다. ABS는 키캡 뿐만 아니라 저가형 모니터의 스탠드에서도 널리 쓰이는 재질입니다. PBT대비 가벼운 무게감이 특징입니다. 물론 ABS키캡 중에서도 왠만한 PBT키캡 못지않게 비싸고 우수한 품질의 키캡들도 있습니다. 브랜 컴퓨터 본체를 구매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멤브레인 키보드의 키캡부터 10만원 내외의 GMK이중사출 키캡까지 같은 ABS재질의 키캡이라도 극 가격대와 품질의 차이는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저렴한 ABS 재질의 키캡들은 BPT키캡 대비 무게감과 타건감이 가볍고 경쾌하다는 특징 덕분에 기계식 스위치 본연의 키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탁월합니다. 때문에 부드럽고 경쾌하며, PBT대비 고음의 하이피치 타건음을 만들어 줍니다. 중~저압의 리니어 스위치나 체리 갈축, 청축과 잘 어울립니다.

 

ABS 소재의 키캡을 잘 사용한 브랜드는 커세어, 레이저 와 같은 게이밍 브랜드와 기계식 스위치를 오랫동안 개발하고 생산해왔던 체리사의 MX Board 3.0S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레이저는 녹축으로 대표되는 클릭 스위치가 일품인데, 짤깍거리는 클릭음과 함께 클릭 스위치 특유의 경쾌함을 잘 살렸습니다. 리니어 스위치 제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커세어는 게임용으로 부담없는 키압을 지닌 은축과 적축 모델들이 유명합니다.

 

체리의 MX 3.0S는 이 두 브랜드 보다 한발 나아가, 보강판이 없는 무보강 구조 설계를 채택해서 보다 더 부드럽고 기계식 키보드 본연의 타건감에 주력한 제품입니다. 보강판이 없이 바로 기판에 장착되어 있어서 PCB기판의 적당한 강도와 탄성 덕분에 부드러운 키감 또한 갖고 있습니다. 이런 체리사의 설계 덕분에 비교적 얇고 가벼운 ABS소재의 키캡을 사용 했음에도 무보강 특유의 독특하고 부드러운 키감을 선사합니다.

 

ABS키캡의 단점으로는 손에 유분기로 인해 장시간 사용시 화학 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키캡 표면이 번들거리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ABS재질이라도 보통의 염료승화 키캡보다 단가가 좀 있는 이중 사출 키캡을 사용한다면, 번들거림이 심해져도 각인은 지워지지 않지만, 염료승화 방식의 저가형 키캡이라면 번들거림과 함께 각인이 쉽게 지워지기도 합니다.

 

체리사의 MX Board 3.0S는 각인 보존과 사용자가 의자를 젖혔을때의 가독성, 디자인적 요소를 고려해 측각 키캡을 기본으로 장착해서 판매합니다. 커세어의 ABS키캡의 경우, 각인이 정말 잘 지워지는데 비해, 체리의 측각 키캡의 경우, 키캡이 변화를 일으켜도 각인은 손가락이 닿지 않는 측면에 위치해서 각인 보존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ABS소재의 키캡은 PBT 소재의 키캡과 대비해서 사출 이후 가공과정이 비교적 쉽고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그만큼 단가도 낮아지고 PBT 키캡 대비 두께도 얇게 조절이 가능합니다. 대신, 저가의 ABS키캡을 잘 보면, 얇은 두께 때문에 사출 자국이 심하게 남아 있거나 쉽게 크랙이 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7만원대 사이의 중~저가 기계식 키보드들에 대체로 흔한 이런 키캡들은 키캡 교체를 자주 하거나 청소를 위해 자주 탈거할 경우 스위치 스탬과 결합되는 십자 모양의 키캡 내부 기둥이 쉽게 파손되어 헐거워지기 쉽습니다.

 

ABS키캡은 저압의 리니어, 클릭축과 함께 경쾌하고 부드러운 타건감을 원하거나, 스위치 본연의 키감을 원할때 추천하는 키캡 소재입니다.

 

 

PBT키캡

 

PBT키캡은 ABS대비 두께감과 무게감을 갖춘 소재의 키캡입니다. 또한, 표면을 까실까실하게 처리해서 손가락의 유분기나 땀이 많아도 쉽게 번들거리거나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감있는 타건감을 줍니다. ABS대비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로우피치, 중저음의 중후한 도각거림을 주는 타건감과 타건음이 특징입니다.

 

PBT키캡은 대체로 고가의 고급형 키캡일수록 가격대도 올라가고 표면도 더 까실까실하게 샌딩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저가형이라고 하더라도 ABS대비 까실한 표면의 감촉은 확실하게 구분이 됩니다. PBT 소재의 키캡은 금형 틀에서 사출시 더 오래 신경을 써서 냉각 후 가공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칫 싸구려를 사게 되면, 스페이스바 같이 길이가 다소 긴 키캡들은 수평이나 사출 자국 등의 마감이 고르지 못하고 뒤틀려 있거나 사출 자국이 다소 심하게 남아있는 경우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ABS 키캡 대비 가장 저렴한 PBT키캡을 기준으로 해도 가격대가 조금 더 비쌉니다. BPT소재의 가공이 ABS대비 어렵기 때문입니다. 묵직하고 도각거리는 타건감과 까실거리는 표면, 여기에 ABS대비 비싼 단가 때문에 다소 고급형의 키보드에서 기본 키캡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얼포스 같은 무접점 키보드나 레오폴드 등의 정갈한 키감을 내세우는 키보드 회사들이 중저음의 정숙하고 도각거리는 키감을 위해서 PBT소재의 키캡을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특히, 사무용이나 저소음 스위치를 탑재한 키보드들이 주로 이런 PBT키캡들을 사용합니다.

 

PBT키캡은 정갈하고 도각거리는 키감과 중저음의 딱딱한 타건음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POM 키캡 - ABS,PBT이외에 다른 특이한 소재의 키캡을 원한다면

 

당연히도 ABS와 PBT두가지는 가장 널리 쓰이는 키캡의 재료이고 이외에도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키캡들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 소재 다음으로 흔하며 인기가 있는 소재는 POM재질의 키캡입니다. POM은 단가도 비싸지만, POM재질로 만들어진 키캡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아 커스텀 키보드를 오래 튜닝해봤거나 키보드에 대해 관심이 아주 큰 일부 마니아가 아니라면 잘 알려지지 않은 소재의 키캡입니다.

 

 

POM소재의 젤리 푸딩키캡 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ko.aliexpress.com/i/1005002140251709.html

 

 

POM은 정숙하고 묵직한 타건감을 줍니다. 공명음이나 마찰음도 독특해서 일부 특주 스위치들에서는 이 POM재질의 플라스틱을 하우징으로 하는 키캡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POM재질을 하우징의 소재로한 스위치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노벨키의 크림축 입니다. PBT보다도 더 무거운 소재이기 때문에 훨씬도 정갈하고 묵직한 도각거림을 주는 키캡이 바로 POM 소재의 키캡입니다.

 

이런 POM 소재를 기반으로 한 키캡들은 대부분 젤리 키캡이라고 하여, 반투명의 무각 키캡들이 가장 널리 판매되고 있습니다. 반투명이 아니어도 대부분 무각 키캡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일부 커스텀 키보드마니아들은 무각의 POM재질 키캡을 구입해서 원하는 컬러로 도색을 하거나 각인을 레이저 프린팅으로 새겨주는 튜닝을 거치기도 합니다.

 

 

각 소재별 키캡의 특징

 

무게감은 ABS<<<<PBT<<POM정도 입니다. POM소재의 키캡이 가장 묵직한 무게감을 주며, PBT는 이보다는 다소 가볍지만 얼추 비슷한 정도입니다. 반면에 ABS소재는 키보드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고 그 가벼움을 쉽게 체감할 정도입니다.

 

마찰에 강하여 잘 닳지 않는 것은 PBT소재의 키캡이 가장 강합니다. 내 마모성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오래 사용해도 각인 훼손 없이 오래 사용이 가능합니다.

 

내열성에 가장 강한 것은 POM소재의 키캡입니다. PBT의 내열성도 비슷한 수준이나 POM소재의 키캡이 소폭 내열성에 더 강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키감을 기준으로

기계식 키보드 본연의 경쾌한 키감과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을 원하다면 ABS 소재의 키캡을,

다소 묵직하고 중후한 도각거림을 원한다면 PBT나 POM재질을 추천합니다.

 

내구성을 기준으로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마모, 손의 유분기나 땀으로 인해 미끄러짐이 걱정된다면 내마모성에 강한 PBT 소재의 키캡을,

고온, 고압의 환경에서 내열성에 강한 키캡을 원한다면 POM 키캡을 추천합니다.

 

물론, 내구성을 기준으로 PBT키캡이 실제로 훼손되기 시작하는 온도는 90도 이상의 고온이기 때문에 수성이나 태양 근처같은 극한의 환경이 아니라면 내열성에 대비한 키캡 소재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내구도의 측면에서는 PBT난 POM 두가지 소재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PBT 키캡 대비 더 묵직한 키감을 원하신다면 POM재질의 키캡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다만, 키캡의 염색과 같은 튜닝을 고려한다면, 내열성에 강한 POM재질이 적합합니다.

 

ABS의 가볍고 경쾌한 키감을 원하지만 저처럼 손에 땀이 많은 편이라 각인 훼손이 걱정되는 분이시라면 이중사출 키캡을 추천합니다. 이중사출 키캡은 각인과 바탕을 따로 금형을 만들어 제작한 뒤 하나의 키캡으로 붙이는 키캡입니다. 염료승화와 같은 잉크 각인이 나닌, 물리적으로 사출된 각인이기 때문에 반 영구적입니다. 이중사출 키캡은 PBT키캡이 아닌 ABS소재의 키캡들 중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중사출 키캡은 공정상 단가가 올라 가격대가 중가형의 PBT키캡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저렴한 ABS소재의 가격적 메리트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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