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sair K60 RGB Pro LP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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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Corsair K60 RGB Pro LP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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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오늘 리뷰할 키보드 역시 중고로 구매하게 된 키보드 입니다. 판매자 분께서 타건감이 예상과 너무 달라 도저히 쓸 수가 없다면서 배송받고 개봉한지 하루만에 반값도 안되어 방출한 물건입니다.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키보드는 논비키 타입에 RGB가 없는 수수하고 단정한 키보드를 좋아합니다. 스위치도 리니어 보다는 택타일, 클릭키 계열을 훨씬 좋아하죠. 그럼에도 이 키보드를 입양해온 이유는 몇가지가 있었습니다.



우선 고압에 걸림 또한 강한 스위치들만 자주 쓰다보니 손가락에 점점 무리가 오게 되었습니다. 오른손 관절 마디가 뻐근해지고 연골에서 두두둑 하는 불안한 소리가 들면서 점점 저압 키보드를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날은 유난히 피곤하고 손가락 힘이 들질 않아서 제가 그렇게 혹평했던 적축의 키크론 키보드를 꺼내서 쓰기 시작했는데, 거짓말을 살짝 보태서 적축이 흑축마냥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손가락은 평소보단 덜 쓰면서 힘을 좀 회복하고 나니 신기하게도 가볍게 팔랑거린다고 느꼈던 적축이 상당히 괜찮은 타건감으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쓰던 강한 걸림의 스위치들을 자주 맛볼 수 없게 된 것은 아쉽게 되었지만 이렇게 저압키보드를 갈망하게 되면서 저의 키보드 취미 생활도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리듬게임 용으로 자주 쓰던 50g 키압의 한성 무접점 키보드가 점점 키압이 부담스럽게 다가갔습니다. 여러 키보드 중에서 굳이 이녀석을 냉큼 집어왔던 것에는 매우 저렴하게 매물로 올라온 탓도 있었지만, 로우 프로파일 키보드로 키트래블을 낮춰서 손의 피로도를 줄이면서도, 기존에 사용하던 노뿌 무접점 키보드의 정밀한 입력속도와 무한 동시 입력을 유지할 수 있는 키보드였기 때문입니다.

판매자 분께선 타건감이 영 취향에 맞지 않다고 강조하셨는데 이 부분에서 혹시 LP타입 스위치가 그렇게 타건감이 별로일까 하는 불안감도 살짝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이후의 타건감 평가에서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기계식 로우 프로필 스위치란?

원래는 휴대용 무선 키보드를 위해서 개발된 스위치 입니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휴대성 있는 키보드를 위해선 기존에는 펜타그래프 타입의 스위치들이 대부분 쓰였습니다. 그러나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인기가 굉장히 커지면서, 이런 휴대용의 얇고 가벼운 키보드에도 기계식 스위치의 키감을 구현한 것을 원하는 수요에 맞춰 개발된 키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유명해지게 된 NuPhy Air 시리즈가 대표적인 로우 프로필 기계식 키보드 입니다. 예전에는 로우 프로필 기계식 스위치는 일부 체리 LP 스위치와 카일 스위치 정도만 존재 했는데, 누피 에어 시리즈 또한 카일의 LP 타입 스위치를 적용한 키보드 입니다.

로우 프로필 키보드의 또 다른 장점은 짧은 키 트래블과 낮은 타점으로 인해서 손목에 부담을 덜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높이 역시 꽤나 취향이 많이 갈리는 부분인데, 저와 같이 낮은 높이와 타점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이 로우 프로필 키보드들을 많이 찾을 것입니다. 또한, 기계식 스위치의 구조와 타건은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스위치가 왕복 운동을 하게 되는 스트로크 길이가 짧아지면서 손가락에 대한 부담이 확 줄어들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 제가 리뷰할 커세어의 K60키보드는 체리의 LP타입의 은축을 장착한 모델이어서 손에 부담과 피로를 줄이면서도 리듬게임을 위한 반응속도와 낮은 타점까지 골고루 잘 갖춘, 제가 딱 원하던 키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커세어의 K60 시리즈란?

시중에 판매중인 K60 라인업은 총 4종입니다. K60 Pro, K60 Pro SE, K60 Pro RGB, 그리고 오늘 리뷰할 K60 Pro RGB LP 이렇게 4종류 입니다. 이름때문에 상당히 헷갈리기 쉬운 라인업인데, 이중 오늘 리뷰할 LP제품은 유일하게 로우 프로필 은축을 장착한 모델입니다. 이외의 라인업은 비올라축이 장착된 모델입니다. 이름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 비올라축 역시 체리사의 기계식 스위치 입니다.

각 라인업 별로 비교리뷰를 진행한 글이 있어서 링크를 공유합니다. 비올라축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이라면 이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coolenjoy.net/bbs/review/845232?c_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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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제공되는 옵션 빛 구성품에 조금씩 차이가 있긴하나, 기본적으로 네 키보드 모두 다 같은 하우징과 키캡 프로필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LP모델만 은축, SE 모델만 키캡 재질이 PBT인 것을 제외하면, 사진만으로는 구분도 꽤나 힘들 정도로 같습니다.

사실 K60같은 로우 프로필 기계식 키보드는 커세어가 처음 시도한 것이 아닙니다. 로지텍의 G913,915 시리즈는 꽤나 성능 좋은 로우 프로필 키보드로 오랫동안 명성을 쌓고 있죠. 여기에 K60,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레이저에서 LP형 기계식 키보드인 Death Stalker의 신형 V2버전까지 내놓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죠. 세 키보드 모두 비싸다는 공통점 또한 있죠...

아무래도 저와같이 더 빠르고 더 정확한 게임 판정을 위한 키보드를 LP형의 낮은 프로필로 쓰고자 하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게임을 해봤을때 꽤나 좋은 만족감을 얻었는데 이 부분은 따로 게임 파트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언박싱 & 디자인 평가

박스는 전형적인 커세어의 테마를 갖춘 유광코팅의 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블랙&옐로우로 대비가 강한 커세어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색감입니다. 제품명에 로우프로필이 붙어있는 키보드 답게, 체리의 LP 은축이 장착되어 있다는 스티커가 박스에 붙어있네요.



박스를 열면 키보드 본품과 아무도 읽지 않는 설명서가 전부입니다. 먼지 방지를 위한 허접한 플라스틱 커버나 예의상으로 주는 키캡 풀러따위는 전혀 없고 정직하게 키보드 본품만 있습니다.

사실 키캡 풀러같은건 키캡을 사도 덤으로 곧잘 얻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저처럼 키보드 취미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 키캡 풀러는 딱히 없어도 그만이긴 합니다. 다만 저는 먼지와 청소에 얘민하기 때문에 더스트 커버가 없으면 상당히 실망합니다. 아크릴 커버를 따로 사서라도 키보드를 쓰지 않으면 덮어두는 편인데, 이부분은 예상을 하면서도 다소 실망스럽네요... ROG나 레이저도 제일 싸구려가 아닌 이상 더스트 커버정돈 박스에 같이 넣어주는데...

뭐, 그래도 키보드 자체가 아주 훌륭하면 참고 넘어갈만 합니다. 기본기가 어딘가 나사빠진듯 하면서도 더스트 커버나 팜레스트가 없으면 괘씸하지만요.

그리고 또하나 제가 싫어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일체형 케이블입니다. 뭐, 이것도 예상은 했습니다. 덱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커세어의 키보드도 일체형 케이블을 고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것도 높은 응답속도를 위해 일체형 케이블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게이밍 키보드로서 퍼포먼스에 충실하다면 눈감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게임 테스트에서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디자인과 마감은 역시 커세어 답게 고급지고 깔끔한 디자인과 마감을 하고 있습니다. RGB가 들어오면 조명또한 화려하고 이쁜데, 제가 평소에 RGB를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괜히 레이저나 커세어같은 게이밍 키보드의 RGB를 보면 어딘가 마음이 든든하고 이뻐보입니다. 제가 썩 좋아하지 않는 RGB + 비키타입 하우징임에도 오늘 리뷰하는 커세어만큼은 RGB가 켜진 모습이 훨씬 이쁩니다.

*지난 리뷰에서 친구에게 대여한 레이저와 마찬가지로, 커세어의 전용 앱을 설치해서 매크로 기능이나 RGB 관련 설정들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키캡은 ABS소재의 이중사출 키캡인데, RGB 투과가 가능한 투명 각인을 하고 있습니다. 비키타입이라 RGB 노출면적도 넓은데 키캡 각인부분도 투과가 상당히 잘되고, 광량또한 풍부해서 RGB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마다할 것이 전혀 없을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LP 스위치를 탑재한 키보드다 보니 키캡 교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체리의 LP형 스위치이기 때문에 다른 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와 동일한 +자모양의 MX 스템을 하고는 있지만, 높이 간섭 때문에 기존에 다른 키캡과는 전혀 호환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가지고있는 키캡끼리 비교하면 그 높이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OEM이나 체리 프로필은 물론, 제가 갖고있는 키캡 중에서 가장 낮은 XDA 프로필 하고도 비교해봐도 확연하게 낮은 높이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하우징의 높이 또한 확실하게 낮은데요, 제가 가진 키보드 중 가장 높은 하우징인 거북선과 나란히 놓고 옆면을 보면 굉장히 대비가 됩니다. 키캡을 포함해도 거북선이 거의 두배이상 높고, 하우징 높이는 커세어 K60이 하필 비키 타입이라 거의 3분의 1정도로 높이가 낮습니다.



하우징 소재는 상부가 금속(아마도 알루미늄 합금으로 예상합니다.), 하부는 플라스틱입니다. 상부 하우징 소재가 금속으로 되있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급스러운 마감 처리는 당연하고, 비키타입인 이런 키보드는 상판의 금속 하우징이 보강판 역할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단단하고 정갈한 타건감을 만들어 주는데도 탁월합니다.


타건감

타건감에 대한 첫인상은 굉장이 어색하고 오묘했습니다. 은축의 키감을 평소에 잘 맛보지 않았기도 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LP스위치의 짧은 스트로크 때문에 키감에 대한 첫인상이 꽤나 낯설었습니다.

생각보다 체감 키압은 높은 편입니다. 원래 체리 은축이 적축과 입력압은 같고 바닥압은 훨씬 높고 입력 지점이 얕게 세팅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LP 은축의 키감은 같은 체리사의 스위치 기준으로 흑축의 서걱임과 저소음 적축의 먹먹함을 가진 듯한 첫인상 이었습니다. 전 주인 분께서 왜 그렇게 싫어하셨는지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커세어가 리니어 스위치 키감을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데 LP타입 스위치의 한계가 있어서 그런가 들어왔던 명성에 비해서는 확실히 실망스러운 타건감이었습니다. 흑축같은 서걱거림과 스프링 소음이 상당히 거슬려서 윤활을 해주는게 좋을듯 한데, 문제는 이 키보드는 솔더링되어있어서 인두기가 필요하고, 스프레이 간이 윤활을 해주려니 LP 스위치라 깊이가 얕아 스프레이 빨대를 집어넣기에도 마땅치가 않습니다.

제가 은축에 대한 타건 경험이 적다 보니 LP타입인 아닌, 일반적인 스피드 실버(은축)의 키감은 어떤지 상당히 궁금하네요. 기회가 된다면 일반 은축과 LP형 은축을 직접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테빌 구간의 일부 키에서 걸림이 느껴집니다. 분명 은축은 리니어 스위치라 걸림이 없는데 말이죠. 백스페이스와 오른쪽 쉬프트, 숫자 키패드의 엔터, 심지어 스태빌이 없는 캡스락 키에서도 누를때만다 확연하게 갈축처럼 걸림이 느껴집니다. 캡스락은 맥에서 한영전환이 아니라면 솔직히 게임용인 윈도우에서는 쓸일이 없기 때문에, 캡스락에서만 걸림이 느껴졌다면 의도된 것인가 라고 추측해봤겠지만, 오른쪽 쉬프트나 백스페이스마저 걸림이 있는 것은 명백한 설계미스라고 생각합니다.

리니어 스위치나 스태빌에 대한 평가가 후했던 커세어였는데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그 이외의 타건감은 커세어 이름값을 충분히 합니다. 통울림도 상당히 줄였고, (사실 LP타입이라 내부공간이 적기 때문에 통울림이 적은 것은 당연한 부분이긴 합니다.) 문자열 구간은 서걱임이나 스프링 소리는 제외한다면 제가 좋아하는 중저음의 도각거림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체면치레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무난한 타건감이긴 한데, 이 키보드의 원래 가격과 커세어 이름값을 생각하면 굉장히 실망스러운 타건감입니다. 판매자 분께서 16만원가치는 안된다고 생각해서 가격을 화끈하게 깎으셨다고 하는데, 얼마나 큰 실망감을 느끼신 것인지 타건을 해보며 이해가 갔습니다.

단순 타자용으로 이 키보드를 사용하기에는 확실히 이질감이 들고, 커세어 답지 않게 미숙한 완성도입니다.

또한 은축 특유의 얕은 입력지점 때문에 일상적인 타자용도로 쓰기에 지나치게 민감한 감이 있습니다. 이전에 쓰던 한성 무접점 키보드의 경우 은축보다도 얕은 키입력 지점으로 세팅해놨기 때문에 은축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을까 예상해봤지만, 결정적으로 러버돔의 걸림이 있는 무접점 키보드와는 다르게, 체리의 LP 은축은 걸림이 전혀 없는 리니어 타입인데다, LP스위치 특유의 짧은 스트로크와 겹쳐져서 오타가 상당히 많이 발생합니다.

무접점 키보드를 얕게 세팅한 것에 적응이 되었다고 만만하게 보기엔 의외로 적응이 꽤나 필요한 스위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리듬게임을 하려고 빠른속도로 두들기다 보면 스위치의 스프링 소음과 통울림이 꽤나 크게 느껴집니다. 안그래도 스위치의 스프링 소음이 심하게 거슬리는 편인데, 상판의 보강판을 겸하는 알루미늄 판이 리듬게임을 하면서 빠르고 강하게 두들기다 보면 통울림과 스프링이 팅팅거리는 소음을 더 증폭시켜 버리는 바람에 상당히 신경 쓰입니다.

두꺼운 헤드셋을 쓰고 리듬게임을 하는데도, 헤드셋을 뚫고 소음이 느껴질 정도로 상당히 거슬립니다. 혼자서 헤드셋을 쓰고 게임하는데도 이정도로 시끄러운데, 아무리 집이라도 같이 사는 가족들이 이 소음은 견디기 상당히 힘들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리듬게임을 하게 되면 시끄러운 소리는 저소음 스위치를 사용해도 고소음이 되긴하나, 커세어 K60 LP는 유독 그 소음이 심합니다.

상당히 얘민한 은축이기 때문에 오타가 잦아 애초에 일상적인 차이핑 용도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헤드셋을 벗고 리듬게임이 아닌 캐주얼한 게임들을 구름타법으로 사용해봐도 스프링 소음이 꽤나 거슬립니다. 저는 우선 리뷰를 위해서 최소 한달 정도는 윤활작업을 하지 않고 써볼 예정인데, 이 소음을 도저히 견디기가 힘들어서 스프레이 간이 윤활이라도 해볼까 고민중입니다.


게임용으로는 확실한 성능

다만 헤드셋으로 소음을 차단하고 리듬게임을 위해 신나게 두들길때면 이 키보드의 진가가 드디어 발휘됩니다. 스태빌 구간과 캡스락의 걸리는 느낌을 배제한다면, 스프링 소음과 서걱이는 슬라이더 마찰음이 꽤나 차단되기 때문에 알파열 구간의 키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은축 특유의 얕은 입력지점과 LP 타입 스위치의 짧은 스트로크 덕분에 리듬게임을 하는데 피로도도 훨씬 덜했고, 심지어는 전체적인 점수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기존의 중~고압의 리니어 키보드나 무접점 키보드를 사용할때는 높은 압력과 스트로크 길이 때문에 한두번씩 놓칠만한 상황에서도 힘을 빼고 무리없이 클리어가 가능했습니다.

다만 은축의 얘민한 얕은 입력지점과 짧은 스트로크 때문에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눌리는 상황은 있었습니다. 이건 적응이 필요한 부분인데, 은축보다 입력지점을 더 얕게 세팅해서 쓰던 한성 무접점은 러버돔의 걸림 때문에 구분감으로 이런 실수가 적었기 때문에 이 키보드에 손가락이 충분히 적응한다면 리듬게임용으로는 저에게 최고의 장비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게이밍 기어로서의 본연의 기능으로는 아주 만족스럽네요.

이전에는 한성 무접점 키보드만으로도 리듬게임을 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K60 LP를 사용해본 뒤로는 그런 생각이 단번에 바뀔정도였습니다. 은축의 빠르고 얕은 입력지점이 LP형의 짧은 스트로크 길이가 만나 적어도 리듬게임을 플레이 할때는 눌리는 즉시 반응과 정위치로 돌아오는 복원력 덕분에 걸림이 존재했던 노뿌 무접점의 미세한 스트로크 왕복 시간이 없어지면서 꽤나 정확한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K60 덕분에 기존에 리듬게임용 추천 키보드 리스트에서는 이제 한성 무접점을 제외시키고 이녀석을 올려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게이밍 기어로서는 완벽한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여기에 커세어 특유의 안정적이고 빠른 폴링레이트가 결합되면서 서 더 이상 장비탓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리듬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이정도 폴링레이트 성능이면 일체형 케이블도 충분히 용서가 됩니다.


총평:

커세어 답지 않은 이상한 키감 - 가격과 커세어의 이름값 때문에 타건감에 대한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가졌다면 그만큼 크게 실망한다. 윤활을 한다면 키감은 상당히 개선되겠지만, LP타입 스위치 특성상 디솔더링이 아닌 간이 윤활은 다소 어렵다. 리니어 스위치임에도 일부 키에서 걸림이 느껴지는 것은 명백한 설계 미스다.

디자인 하나는 훌륭하다 - 전체적인 마감의 퀄리티나 디자인, RGB 조명은 커세어 답게 훌륭하다. RGB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꽤나 좋은 RGB 조명 감각을 자랑한다. 광량도 풍부하니 어두운 곳에서라면 훨씬 효과가 좋다.

리듬게임 용도로서는 최고의 키보드다 - 은축의 민감한 입력지점과 LP 타입 스위치의 짧은 키 스트로크의 조합이 손가락에 부담을 줄이고 편하게 치면서도 정확한 판정을 요구하는 리듬게임에 아주 적합하다.

할인을 노려 저렴한 값에 구매한다면 키보드 자체는 좋다. 가격과 커세어라는 브랜드 값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갖지 말자.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성능 자체는 꽤나 만족스럽지만, 이질적인 타건감과 얘민하고 얕은 입력지점 세팅은 사무용이나 일반적인 타이핑 용도로는 다소 불편함이 예상됩니다. 철저하게 게임용으로서, 특히 순간 순간의 판정과 반응속도가 중요한 리듬게임이나 격투 게임 용도로 사용하실 분들게게 적극 추천을 드립니다.


에필로그

요상한 키감에 대해 다소 혹평을 하긴 했는데, 키보드만 두고 평가하자면 그렇게 덮어놓고 욕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건 제가 그렇게 욕했던 키크론이나 가능한 수준이죠. (튜닝을 해서 키감을 만족스럽게 바꾸긴 했지만 애초에 튜닝을 안하면 써먹을 없는 수준인 것 자체가 함량 미달인 키보드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 서걱임은 스프링 소음만 없다면 나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서걱임에 대해 꽤나 관대한 편이라 윤활하지 않고 순정으로 지금도 가끔 쓰고 있는 레오폴드 흑축을 생각하면 허용할 수 있는 범위인데, 윤활을 안한 고압 리니어 키보드라면 충분히 날만한 정도의 소음이긴 합니다만, 은축이 흑축만큼의 키압까진 아닐텐데 그런 은축이 (그것도 일반 기계식 스위치보다 스트로크가 훨씬 짧은) LP타입 스위치에서 난다는 것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일부 스테빌 구간의 스위치와 캡스락 키에서 갈축같은 걸림이 확실하게 느껴진 다는 것은 명백히 커세어 답지 않은 설계 결함이 확실하다는 판단에서 타건감에 있어서는 박하게 평가를 하였습니다.

다만, 리듬게임을 하는데 있어서는 상당히 만족하였기 때문에 저는 방출하지 않고 계속 사용할 예정입니다. 물론, 2차구매로 싸게 구매했다는 점도 계속 보유할만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판매자 분께서는 16만원정도에 구매하셨다고 했는데,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 기준으로 다나와, 쿠팡에서 가격을 조회하면 17만원 후반~19만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격대의 프리미엄 게이밍 키보드 제품간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 것을 감안하면 이 키감은 확실히 돈값을 못합니다.

이 키보드의 균일하지 못한 타건감의 원인이 LP 스위치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면, 비교군이 필요할 듯 합니다. 만약 커세어 키보드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라면, 스프링만이라도 윤활해서 소음을 줄이고, LP 스위치에 맞는 스태빌 용두를 만들어서 원인 모를 걸림을 확실하게 없애야 19만원의 가치를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체적인 하우징의 타건감은 또 좋은편이라 이런 자잘한 문제점들은 잡지 못했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은축 이외에 갈축 옵션을 제공한다면 그 키감도 상당히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일부 키에서 느껴졌던 갈축같은 걸림의 키감이 저에게는 참 좋았습니다. 문제는 이 키보드는 갈축이 아닌 은축이라는 것이 문제죠.

저와 같이 리듬게임을 위해서 이 키보드가 꼭 필요하다면 모를까, 커세어란 브랜드 프리미엄과 키감, 여기에 LP 타입의 낮은 타점만을 원해서 이 키보드를 구매한다면 전 주인분 처럼 크게 실망 후 방출하게 될 것입니다.

이 키보드 덕에 리듬게임용 추천 키보드 순위는 확실하게 바뀌겠네요.

그래도 RGB의 '뽕맛'이나 디자인, 하우징 재료의 마감 만큼은 커세어답게 잘 만들어진 키보드이니, 저처럼 괜찮은 중고매물이 뜬다면 잡아볼 가치는 있습니다. 혹은 반값 이상 할인을 한다면 확실히 그 기회는 잡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세어 전용 프로그램인 Corsair iCUE라는 앱을 이용하면 RGB컬러와 파동에 대한 세팅도 바꿔줄수 있으니 RGB 조명이 중요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K60 LP의 톡특한 키감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덧붙히자면, 쓰면 쓸수록 이질적인 타건감에 잘 적응이 된다면 그 키감을 즐기게 될 수 도 있습니다. 저는 키보드 리뷰를 진행할때면 최소 3일에서 길게는 2주정도 그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키감을 요리조리 뜯어보는데요, 글로 포스팅을 할 때는 리하는 키보드로 작성을 합니다. 그래서 쓰면서 첫인상과 시간이 지나면서 다르게 느껴지는 키감의 인식 변화도 곧잘 느끼고는 합니다.

체리 LP 은축의 이질적인 초반의 적응기를 지나고 나면 충분히 즐긴만한 키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은 물론이고 지금 글을 작성하면서 적응 후 느껴지는 특유의 쫄깃한 키감을 지금은 점점 즐기게 되었습니다. 초반의 이질적인 키감을 적응하지 못한다면 바로 방출해버릴수 있는 상당히 독특한 키감입니다.

다만 스프링 팅팅 소리는 아직도 참기 힘든 소음이네요. 가능하다면 이녀석을 어떻게 윤활을 할지 고민을 해보고 이에 대한 포스팅도 준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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